글 채진서 l 사진 성민하
글 채진서 l 사진 성민하
갈수록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학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점차 소홀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상훈 교사는 학생들이 도덕 시험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만 실제 생활에서
도덕적 행동을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인성교육이 교과목으로
제대로 편성되지 못하고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에 간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워요.
인성 함양은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일상에서 꾸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상훈 교사는 교육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해 「출발! 함께해요 인성교육」 자료집을 제작했다. 이 자료집은 교과 시간,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 학교 행사 등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특히, 놀이를 통해 교과 내용과 인성교육을 자연스럽게 연계하며, 학습 목표 달성과
동시에 인성적 가치를 체득하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이상훈 교사는 오늘날 아이들이 함께 놀 시간이 부족하고, 여가 시간에도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경향을 우려하며, 과거에는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던 공동체의식과 관계 속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인성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놀이 속에서 각자 역할을 수행하며
협동, 배려, 책임감 등의 덕목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누기를 가르치는 놀이의 한 예로, 학생들은 숫자에 따라 모둠을 만들면서 몫과 나머지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모둠을 이루지 못한 친구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등의 배려심을 보이는 학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상훈 교사는 이러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칭찬함으로써 학생의 긍정적 인성 발달을 강화한다.
교무부장인 이상훈 교사는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학교 내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목공, 도자기, 요리 체험 등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활동을 통해 세상을 넓히고
자존감을 높이도록 돕는다. 그는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스스로 길을 찾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배움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그는 1급 전문상담교사로서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상담과 인성교육에도 힘쓰고 있으며,
2022년에는 ‘별누리작은도서관’을 개관해 사회적 배려 가정 아동을 위한 공부방, 다문화 가정
한국어 교실, 청소년 인문학 강좌,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 ‘엄빠스쿨’, 가족 북 토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성교육과 대안교육을 위해서는 가정의 협력이 필수입니다. 스마트폰 사용 제한 같은 훈계보다는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즐거운 대안 활동을 제시해야 해요. 교육은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공동의 노력입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는 이상훈 교사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부정하며, 아이들의 긍정적 변화를 믿고 앞으로도 앎과 삶이 조화로운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