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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상 수상자 인터뷰

스승상 대학 수상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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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중학교 엄재민 교사
엄재민 교사
책 읽기를 멀리하는 시대에도 몸소 독서와 글쓰기를 실천하며 이를 권장하는 교사가 있다. 모두가 바쁜 일상에서도 동료를 챙기며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대제중학교 엄재민 교사는 학생들뿐 아니라 동료 교사들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존재다. 교육 현장의 모든 이를 위해 수업 안팎으로 헌신하는 그의 노력은 충북 지역에서 7년 만에 대한민국 스승상 수상이라는 값진 결실을 보았다.

글 하정민 l 사진 성민하

내가 읽고 쓴 글이 나의 행동이 된다

책 읽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시대, 글 쓰는 사람은 더욱 귀하다. 유튜브, 챗GPT에서 지식을 얻는 흐름 속에서도 엄재민 교사는 학생들이 읽고, 쓰고, 생각하는 활동을 이어가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신념으로 그는 정규 수업 외 시간에 글쓰기와 독서 모임, 인문 동아리와 문화유산답사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시작된 독서 모임은 한 학기에 다섯 번, 5권 완독을 목표로 토요일에 운영된다.
“독서 모임에는 매년 15명 정도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합니다. 원래 겨울방학에는 쉬지만 작년 겨울에는 아이들의 요청으로 모임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경험한 아이들은 스스로 책을 찾아 읽기도 합니다. 지역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서로 무척 반가워합니다.”
글쓰기 수업은 더 오래전인 2017년부터 매주 금요일 방과후에 진행되고 있다. 한 학기에 열 번 수업으로 학생들은 글쓰기 능력을 키우고, 엄재민 교사의 격려로 각종 백일장에 참가해 매년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학생들의 수상작을 모아 매해 작품집을 발간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대제중학교는 백일장 강호로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었다. 특히 작년에는 엄재민 교사의 지도로 두 명의 학생이 개인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처럼 엄재민 교사가 독서와 글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사람을 만드는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글을 읽고 쓰는 행위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우리는 책 속 주인공처럼 살아가기를 꿈꾸고, 글로 표현할 때는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모습을 담아내려 노력합니다. 분리수거에 대한 글을 반복해 쓰다 보면 일회용 컵 사용이 불편해지는 것처럼, 글을 닮아가며 자신이 쓴 내용처럼 살아가게 되는 것이 바로 글의 힘이지요.”
글쓰기는 학생들의 숨은 잠재력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키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엄재민 교사는 모든 학생이 기본적인 소양과 잠재된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밖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지도 아래 성장한 학생 중에는 이미 작가를 꿈꾸는 아이들도 있다.

스승상 대학 수상자4
스승상 대학 수상자4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는 교사

때로는 주말도 반납하고 개인 시간을 제자들과 나누는 엄재민 교사의 헌신은 동료 교사에게도 향한다. 엄재민 교사는 2017년부터 교사 동아리 ‘따로 또 같이’를 운영하며 동료 교사들과 책을 읽고 함께 교육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 이 동아리는 특히 초임 교사들이 학교에 적응하고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신규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수업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학생·동료·학부모와의 관계는 대학교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죠. 게다가 실제 학교 생활은 변수의 연속이에요. 좌절하고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모임을 통해 ‘이런 실수는 누구나 한다. 나만 특별히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제 경험을 나누고 공감하고 위안하는 거죠.”
‘따로 또 같이’에서도 글쓰기 활동을 진행해 참가 교사들과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쓰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는 교사들에게 기분 좋은 성취를 안겨 줬고, 긍정적 기운은 교육 현장으로 퍼졌다. 교사들의 수상작은 아이들의 수상 작품집 뒷부분에 실려 아이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됐다. 엄재민 교사는 동아리 운영에서 더 나아가 교직 생활의 다양한 사례와 조언을 담은 저서 『당신은 제법 괜찮은 교사입니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또 ‘교육플러스’, ‘로컬데일리’ 같은 인터넷 매체에 동료 교사들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글을 1년 이상 매주 기고하고 있다.
학생들의 선생님, 교사들의 멘토로서 교육 현장에 최선을 다하는 엄재민 교사의 원동력은 가르치고 배우며 서로 성장한다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사자성어로 대신할 수 있다. “선생님이 성장해야 아이들도 큽니다. 제가 아이들한테 배우는 것도 있고요. 그렇게 함께 나아가는 거죠.”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인생의 가치로 ‘동행’을 꼽는 엄재민 교사. 교육 현장 속 모든 이와 개인의 시간, 노력, 경험을 나누는 엄재민 교사는 이미 교학상장을 실천하며 다 함께 나란히 걷고 있다.케이 로고 이미지

스승상 대학 수상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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