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장
전직 교사이자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 및 교육디자인넷 대표. 수업 혁신 및 학교 혁신 운동 활동을 하며 미래 교육과 교육과정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학교, 미래교육을 디자인하다』, 『미래형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등이 있다.
글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장
전직 교사이자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 및 교육디자인넷 대표. 수업 혁신 및 학교 혁신 운동 활동을 하며 미래 교육과 교육과정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학교, 미래교육을 디자인하다』, 『미래형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등이 있다.
글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장
전직 교사이자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 및 교육디자인넷 대표. 수업 혁신 및 학교 혁신 운동 활동을 하며 미래 교육과 교육과정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학교, 미래교육을 디자인하다』, 『미래형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등이 있다.
고교학점제는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하게 한 다음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하는 교육과정 이수·운영 제도다. 쉽게 말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대학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다만 고교학점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진로 코칭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고교 교육 과정을 진로 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해 지금보다 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학생에게 실질적 과목 선택권을 보장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 공간도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에 맞는 학교 공간 디자인의 기본 원칙을 몇 가지 소개한다. 이를 통해 우리 학교 공간 디자인에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해 볼 수 있다.
학교 교육 주체들이 삶과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배움, 업무, 참여 공간이 물리적으로 마련되어야 하고, 학교 공간 설계 단계부터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마다 고교학점제 운영 방식이 다르므로 공간 설계 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신설 학교나 교실 증축의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자 중심 설계를 하면 좋고, 기존 학교의 경우에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유휴 교실 발생 시 이를 리모델링할 때 이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고교학점제의 경우 기본적으로 교과교실제로 운영하면 좋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지향한다면 지식과 경험을 고려해 다양한
실천, 연습, 실험·실습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교과교실제를 시행하려면 학생 동선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학년별 이동, 교과 간 연계성을 고려해 건물을 배치하면
좋다. 충남삼성고는 이러한 공간 배치를 잘하고 있는 학교로 바람직한
참고 대상이 된다. 불가피하게 학급중심제 교실 체제를
운영하는 경우 기존 학급 외에 선택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다목적실이나
교과 교실을 학년 교실 부근에 설치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1학년은 공통과목이 상대적으로 많으니 학급중심제로 풀어가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겠지만, 선택과목이 많은 2학년은
기존 학급 외에 다목적실 추가 배치도 필요하다. 수업 맞춤형 교실 설계 고등학교의 경우 교과 특성에 맞는 교과 교실이
필요하다. 일반 교실은 다양한 학습 구조를 구현할 수 있는 교실 내부 구성으로 변경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한 교실 안에서
일제식수업이나 개별학습에 적합한 한 줄 대형 자리 배치나 ㄷ자 형태의 자리 배치,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사선형 자리
배치, 협동학습을 위한 모둠형 자리 배치, 온라인 수업을 위한 교육 기자재 설치 등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면 좋다.
학생들의 쉼과 소통을 위한 홈베이스와 학생 휴게 공간이 필요하다. 특히 신설 학교의 경우 상대적으로 복도가 넓기에 해당 부분을 활용해 학생 휴게 공간으로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 기존 학교는 유휴 교실을 학년별로 리모델링하고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 도서관의 경우 학생들이 찾아오기 좋은 1층 중앙에 배치하고, 도서관이 일종의 휴게 공간을 겸할 수 있도록 하면 더욱 좋다.
교육과정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한다. 교육과정은 사회적 요구, 학교 구성원들의 요구에 따라 창의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공간 설계 시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특정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공간이 많을수록 학교 공간 활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다양한 형태의 수업이 가능하도록 다인수, 소인수 과목을 위한 공간 내지는 이동식 칸막이가 있는 공간, 이동이 쉬운 조합형 책걸상, 온라인 수업을 위한 공간 및 인프라 구축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학교 강당이나 수영장 등을 학교시설의 일부로 공유할 수 있겠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어 교류하는 것도 추천한다. 마을 협력 공간으로 카페를 만들거나 학부모교실, 메이커교실 등으로 활용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마을 협력 공간이 학생들의 교육 활동에 방해되지 않고, 학생 안전 및 보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공간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앞으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지향하는 교육을 추구한다면 학교 공간 배치에 대하여 근본적인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 이런 원칙들을 활용해서 혁신적인 변화에 바탕이 되는 공간구성을 시도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