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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맛과 멋을 소개하는 코너

우리땅 구석구석

겨울 비경이 눈부신
경북 울릉도
차별의 벽 허무는 반편견 교육
화려하면서도 험준한 산세와 깊이를 알 수 없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어우러진 섬 울릉도는, 겨울이면 빛과 눈이 만들어내는 은빛으로 그야말로 황홀경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섬이지만 오로지 배로만 갈 수 있다. 그마저도 거센 파도 때문에 못 가는 날이 태반이고, 계획한 일정에 맞춰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겨울 울릉도를 찾는 이가 많은 건 다 이유가 있는 법. 어디에도 없는 겨울 비경, 눈이 부시게 하얀 울릉도로 떠나보자!

글 이주영 여행작가

(사)한국여행작가협회 홍보이사이자 네이버 대표 카페 ‘나홀로 여행가기 나만의 추억만들기’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추천 ‘가볼 만한 곳 선정위원회’ 선정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으며 「셀프트래블 타이완」, 「대한민국 드라이브 가이드」, 「나홀로여행 컨설팅북」, 「주말에 어디가?」 등을 집필했다.

암벽에 부서지는 에메랄드빛 파도 길
행남해안산책로

행남해안산책로는 예로부터 울릉도 주민들이 걷던 옛길을 재정비한 산책로다. 산책로는 도동항에서 시작해 행남등대를 거쳐 저동항 촛대바위까지 2.6km에 이르는 구간으로 방파제와 절벽, 동굴로 이어지는 길은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겨 울릉도를 찾는 대부분 여행객이 들르는 첫 번째 코스다. 울릉도 관문인 도동항에서 시작해 접근성도 좋다. 태고의 화산 암벽을 따라 자연이 빚어낸 천연 동굴과 인간이 만들어낸 교량 아래로 울릉도의 에메랄드빛 파도가 시원스럽게 부딪친다. 솟아오른 용암과 오랜 세월 파도와 비바람이 빚어놓은 신비의 풍광을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 중간쯤에 있는 빨간 행남등대에서 보면 저동항 앞바다의 북저바위와 죽도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저동마을 촛대바위까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진다.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기암절벽과 해안 동굴, 포구와 해안 식물들이 어우러진 풍경에 파도가 연출하는 절경이 더해지면 ‘이곳이 바로 울릉도’임을 실감하게 된다.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의 풍경
행남해안산책로
울릉도의 속살을 볼 수 있는
나리분지

천부리와 맞닿아 있는 울릉도의 유일한 평야 나리분지는 울릉도의 속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 같은 화산섬이 만든 칼데라 지형으로, 처음에는 호수였으나 물이 모두 빠지고 호수 바닥에 돌덩이와 흙먼지가 차곡차곡 쌓여 동서 약 1.5km, 남북 약 2km 규모의 분지가 됐다. 울릉도는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높이 3m 이상 쌓인다. 기후 영향으로 쉽게 녹지 않아 나리분지에는 환상적인 설경이 펼쳐진다. 매년 1월에는 이런 설경을 활용한 ‘울릉도 눈축제’도 열린다. 수북하게 쌓여있는 눈을 즐기며 ‘이글루 카페’ 등의 체험도 제공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겨울철에 나리분지를 경험하고자 할 때는 성인봉을 향하는 등산코스 대신에 ‘신령수 산책길’을 추천한다. 그 주변의 숲은 원시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성인봉 원시림이라고도 한다. 섬단풍나무, 솔송나무, 너도밤나무 등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나무들로 숲이 이루어져 있고, 천연기념물 제52호인 섬백리향 군락과 울릉국화도 만날 수 있다. 울창한 숲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로 더욱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가는 길에는 국가민속문화재 ‘억새 투막집’과 울릉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탁 트인 평지와 갈대밭도 있다.

한국관광 100선
대풍감

울릉도 북서쪽 끝,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대풍감이 자리하고 있다. 대풍감은 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라는 뜻이다. 울릉도에는 배를 만들기에 알맞은 나무가 많아 1882년 ‘개척령’이 반포되기 이전부터 전라도 사람들이 울릉도에 와서 배를 만든 후 육지 쪽으로 부는 세찬 바람을 기다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대풍감을 바라볼 수 있는 절벽 위에는 아찔한 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전망대를 오르는 가장 쉽고 편한 길은 ‘태하향목 관광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이다. 20인승 모노레일을 타면 304m에 이르는 39도 경사를 약 6분 만에 오를 수 있다. 모노레일에서 내려 동백나무 숲길을 따라 15~20분쯤 걸으면 가파른 절벽 위, 울릉도 해안을 품은 전망대에 닿는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북면의 해안은 울릉도는 물론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비경이다. 절벽 아래 바닥의 돌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옥빛에서 시작해 쪽빛으로, 검푸른빛으로 변해 가는 바다와 그 위를 활공하는 괭이갈매기, 부드럽게 굽이치는 해안선을 따라 항구와 마을, 불쑥 솟은 노인봉과 송곳봉, 바다의 코끼리바위까지 시원스레 눈에 들어온다.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의 풍경
대풍감
투명 다리로 만끽하는
관음도

일주 도로를 따라 도동항에서 차로 15분 정도면 관음도에 닿는다. 깍새가 많아 ‘깍새섬’이라고도 부르는 관음도는 울릉도 북동쪽에 있는 섬으로 죽도와 독도에 이어 울릉도에서 세 번째로 큰 부속 섬이다. 2012년 섬목에서 관음도를 연결하는 보행연도교가 개통되면서 관음도의 매력이 세상에 공개되었지만, 바람이 세찰 때는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날씨운이 따라야 갈 수 있다.
매표소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까지 올라간 뒤 140m 길이의 보행연도교를 건너면 관음도에 닿는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 위 다리를 건너 빽빽한 동백나무 숲으로 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A·B코스로 나뉜 산책로를 만난다. 두 코스는 전체 길이를 합쳐도 1km가 채 안 되고, 순환로로 되어 있어 천천히 걸으며 해안 절경과 섬 주변을 모두 둘러볼 만하다. 울창한 숲과 탁 트인 바다 풍경, 억새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A코스 전망대에서는 죽도와 방사상 주상절리, 내수전 해안을 볼 수 있고, B코스 전망대에서는 삼선암이 보인다. 섬 전체가 국가지질공원인 울릉도에서 관음도는 대표적인 지질명소로 1시간 30분가량 지질공원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차별의 벽 허무는 반편견 교육 관음도
섬 일주 관광
해상 유람선

파도가 잔잔한 날이라면 울릉도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유람선을 추천한다. 울릉도의 기암절벽과 갖가지 형상, 주민들이 사는 마을을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울릉도 도동항에서 오전 9시에 출항하는 ‘섬 일주 관광’ 유람선은 1시간 50분 동안 울릉도를 한 바퀴 돌며 울릉도의 마을과 지질 명소를 새로운 각도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도로에서만 바라보던 코끼리바위(공암), 삼선암의 웅장한 모습과 수직으로 뻗은 주상절리는 물론, 관음도의 쌍굴을 지날 때면 유람선에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