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주스병, 버리지 말고 꽃병으로 업사이클링하세요
100만년이 지나야 분해되는 유리병, 시급한 재활용 소재
글 정윤주 라이프 스타일 칼럼니스트
무궁무진한 DIY의 세계
DIY는 ‘Do It Yourself’를 줄인 말입니다.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직접 조립하거나 제작하도록 한 상품을 말하죠. 제품을 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기분과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이케아(Ikea)’의 가구들이 대표적인 DIY 제품이죠. 설명서를 보며 자신이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완성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죠. DIY는 반제품 상태의 상품을 새롭게 만드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습니다.리사이클링 VS 업사이클링!
DIY는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리사이클링은 자원 본래의 모습을 크게 바꾸지 않은 채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재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리사이클링의 시작은 환경의 변화와 밀접한 영향이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버려지거나 쓸모 없어진 것을 수선하고 고쳐 다시금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거나 충동구매를 줄이게 되는 거죠. 결과적으로 물건 구매에도 신중하게 되고 소비 습관도 좋아지는 결과가 생깁니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의 합성어로 기존의 제품에 디자인과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여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다 사용했거나 흥미를 잃은 물건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데 드는 에너지 낭비와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거죠. 리사이클링이 ‘재활용’이라면 업사이클링은 ‘새활용’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분해시간이 500년이 넘게 걸린다는 걸 생각하면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의 시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가장 시급한 업사이클링 소재, 유리병
유리병은 금속캔, 종이팩, 페트병, 플라스틱(PVC) 등 여러가지 포장재 중에서 유일하게 깨끗이 씻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포장 용기입니다. 환경에 부담을 적게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인 동시에 당장이라도 오늘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죠.사용한 병을 물로 깨끗이 헹궈야 합니다. 라벨과 뚜껑을 제거하고 물기를 충분히 말려주세요
종이 라벨이 잘 제거되지 않을 때에는 병을 따뜻한 물에 30분 정도 담근 후에 살살 밀어내면 됩니다. 코팅된 특수재질 스티커인 경우에는 헤어드라이어기로 따뜻한 바람을 살살 쐬면 라벨 주변의 접착제 부분이 녹으면서 쉽게 제거돼요.
무늬 없는 유리병을 색다르게 꾸미는 방법으로 지끈을 추천해요. 지끈은 말 그대로 종이 재질의 끈인데 비슷한 색의 마끈보다 보풀이 덜 나고 깨끗합니다. 양면테이프를 병에 골고루 붙이고 아랫부분부터 지끈을 돌려가며 붙여줍니다. 양면테이프는 가로보다 세로로 길게 붙여주면 더 편해요. 시작과 끝은 글루건으로 고정시키면 풀릴 염려가 없습니다.
지끈을 붙이는 게 어렵다면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도 있어요. 유리병에 취향에 따라 스티커를 붙이면 밋밋한 유리병이 금세 아름답게 바뀌거든요. 병의 곡선 때문에 볼록하지 않은 종이 스티커를 붙이는 게 좋아요. 광택이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것을 택하는 게 좀더 세련되어 보입니다. 긴 레이스 스티커를 병에 한 바퀴 돌려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져요.
유리병을 보관할 작은 트레이나 보관함을 함께 꾸며주면 더욱 완성도 높은 업사이클링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패턴과 색이 없는 나무 트레이에 아크릴 물감을 여러 번 칠해주면 됩니다. 마스 킹 테이프로 영역을 구분한 후에 물감을 칠하고 말린 후 떼어내면 쉽게 패턴을 만들 수 있어요.
▲ 아크릴 물감으로 컬러링한 트레이
물감이 다 마른 후에는 바니시를 칠하면 코팅을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고, 물기가 있는 병이나 컵을 올려놓아도 걱정 없어요. 취향에 따라 광택이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 중에 선택해서 발라보세요. 광택이 없는 바니시는 반짝이지 않아서 외관 상으로는 바르기 전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바니시는 전문 화방이나 인터넷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