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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22 Vol.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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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예방의학

혈당 조절이 잘 안되는 질환인 당뇨병은 누구든, 언제든 걸릴 수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약 14%가 당뇨를 앓고 있으며, 전 단계인 사람까지 합하면 무려 1,40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혈당 문제를 안고 있다. 당뇨병은 한번 걸리면 완치도 매우 어렵고, 갖가지 후유증이 생기지 않도록 평생 관리해야 한다. 그러므로 걸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데, 일상 속 예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소개한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당뇨병 전조 증상은 ‘무증상’


당뇨병은 어떤 원인으로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느냐에 따라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눈다.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췌장 세포에서 아예 생산되지 않으면 제1형 당뇨병이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몸속 세포에서 인슐린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진 상태라고 한다. 보통 제1형 당뇨병은 선천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고, 제2형 당뇨병은 비만,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으로 유발된다.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아 고혈당이 지속되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지며 발이 썩는 당뇨발, 가려움증, 망막병증, 신기능 장애, 신경병증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합병증이 생기기 전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당뇨병 전조 증상은 무증상’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알아차리기 힘들다.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갈증이 나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 다갈, 소변량이 늘어나는 다뇨, 계속해서 폭식하는 다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당뇨병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식생활을 개선하고 주기적으로 운동하는 것이다.

혈당 올라가는 속도 최대한 늦추는 식습관 길러야


혈당을 낮추는 식습관은 따로 있다. 식사할 때 식이섬유,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순으로 먹으면 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이 덜 올라간다. 채소, 육류, 생선류 등이 먼저 장에 도착하면 혈당을 높이는 데 직접적 역할을 하는 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 과정을 늦춰 혈당이 오르는 속도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 급격하게 솟았다 떨어지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식단에 잎채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등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를 먼저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을 막으면서 인슐린 기능을 끌어 올릴 수 있다.
식사할 때는 최소 15분 이상 천천히 씹어 먹어야 한다.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바쁘다고 음식을 빨리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폭식하게 되고, 이는 섭취하는 당의 절대량을 늘리므로 당연히 혈당 조절을 방해한다.
아침을 반드시 챙겨 먹는 습관도 필요하다. 공복 상태가 길어진 상황에서 점심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 당뇨병 발병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사람은 아침 식사를 한 사람보다 당뇨 전 단계일 가능성이 약 1.26배 높았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도 성인 남성 2만 9,206명을 16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아침을 먹지 않은 그룹에서 먹은 그룹보다 당뇨병 발병률이 약 21% 더 높게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아침은 매일 챙겨 먹어야 한다. 일주일에 단 한 번 아침을 거르는 것만으로도 당뇨병 발병 위험이 6% 높아졌다는 독일 당뇨병 센터(Deutsches Diabetes-Zentrum)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아침을 거르면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인 글루카곤과 코르티솔 분비량이 많아져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의 하루 적정 섭취량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키에 맞는 표준체중에서 30kcal를 곱하면 된다. 표준체중은 남성이라면 키의 제곱(㎡)에 22를 곱한 값이고, 여성은 21을 곱한 값이다. 예를 들어 키가 1.6m인 여성이라면 약 53.8kg이 표준체중이고, 여기에 30kcal를 곱한 1,614kcal가 적정 섭취 열량이다. 탄수화물은 40~50%, 단백질과 지방은 각각 20~30%를 차지하도록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유산소·무산소 운동 모두 해야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밝히는 당뇨병 환자의 운동 원칙은 ‘주 3회 이상 유산소운동, 주 2회 이상 근력운동’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모두 해야 한다. 유산소운동은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고 ▲세포조직이 포도당을 잘 수용하게 하고 ▲포도당으로 만들어진 동질다당인 글리코겐이 간과 근육세포의 단기 에너지 저장 용도로 쓰인다. 근력운동도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근육이 포도당을 소비하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인 운동 방법을 살펴보면, 운동은 오전보다 오후, 식전보다는 식후에 하는 것이 혈당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다. 신체 대사의 24시간 주기 리듬에 따라 늦은 오후에 근력이 가장 높아지고, 세포 속 당대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가장 좋아지기 때문이다. 즉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올랐을 때 운동해야 혈당 조절에 효과가 높다. 공복 운동은 식사 전후 혈당 차이를 높여 오히려인슐린 기능을 고장낼 수 있다.
운동 강도는 약간 땀이 나면서 옆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 꾸준히 운동하기 힘들다면 ▲마트에서 카트를 끄는 대신 바구니 이용하기 ▲버스나 지하철에서 서서 가기 등 일상생활에서 열을 많이 내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서 있기는 앉아 있기보다 열량을 2배 이상, 바구니 이용하기는 카트 이용할 때보다 열량을 1.8배 이상 소모한다. 이런 운동을 운동 아닌 운동이라는 뜻의 ‘니트(NEAT) 활동’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일본 고노다이 병원 연구팀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니트 활동을 실천하게 했더니 여러 항목에서 수치가 정상화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또 다른 니트 활동으로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통화할 때 서서 하기 ▲건물 입구에서 먼 곳에 주차하기 ▲세차 직접 하기 ▲테이블 활용해 선 채로 빨래 개기 등이 있다. 다만, 운동 전후 혈당 차이가 50~100 정도 난다면 운동을 과도하게 했다는 뜻이므로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