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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22 Vol.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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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곱하기

DIY 리사이클링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미술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고승현 운영위원장

생활 속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예술품 만들기
인간이 발견한 자연의 미를 재구성하는 활동을 ‘예술’이라고 부른다. 조각, 회화, 건축 같은 작품은 어떤 재료를 활용해 이 아름다움을 재현하려는 의도를 담아 창작되는데, 1980년대 한국에서 자생한 ‘자연미술’은 이런 개념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인간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동시에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친환경 방식을 택했다. 자연과 생태를 정복이나 개발, 관리·운용의 대상이 아닌, 본래의 상태로 되돌려 자연과 인간의 화합을 강조하는 생태 담론을 예술이라는 그릇에 담아낸 것이다. 전 세계에서 자연미술을 최초로 시도하고, 현재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는 고승현 운영위원장을 만나 자연미술이 가진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본다. 생활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집 안 구석구석을 꾸며줄 예술품 만드는 방법도 제안한다.

편집실 / 허나리 패션 스타일리스트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꿈꾸는 생태 담론

자연미술은 미술사에서 두 가지밖에 없는, 한국에서 발생한 미술 사조다. 그중 하나인 민중미술은 민주화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그 규모가 줄었지만, 자연미술은 그와 반대로 갈수록 작가의 수가 늘고 있으며, 해외에서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자연미술이 태동한 1980년대는 산업화를 통한 경제성장이 급격하게 일어나며 많은 이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고 환경, 자연 같은 것은 경제발전 논리에 의해 희생되어 갔다. 그러나 예술가들은 이런 시기에도 자연에 눈을 돌려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 대해 고민했고, 덕분에 자연미술이 탄생할 수 있었다.
자연미술은 사계절의 변화, 그 속에서 생명의 메시지를 찾으면서도 자연은 훼손하지 않는 방식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떠내려오는 쓰레기를 주워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이른 아침 영롱한 이슬이 맺힌 거미줄을 배경으로 손바닥 사진을 찍는 것도 모두 자연미술이 될 수 있다. 이런 것을 현장성이 강하다고 하는데, 이런 특성 때문에 작품의 형태가 보존되기 어려워 대부분 작품을 사진과 영상으로만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는 1960년대 후반에 등장한 대지 미술이 있다. 자연을 배경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런 활동이 오히려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비난을 받고 주류에서 사라졌다. 자연미술은 이와 달리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요즘 들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는 신발을 화분으로 사용한 작품도 놓여있다.

자연이 채워주는 ‘있는 그대로’의 예술 작품

고승현 운영위원장은 국내 자연미술 개척자로 처음 ‘자연미술’용어 사용을 제안했으며, 1981년 설립한 한국자연미술가협회-야투(野投)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이끌고 있다. 그의 대표작은 ‘이끼 드로잉’(1994), ‘하나 되어’(1987), ‘풀밭에 누워서’(2010) 등이 있다. 고승현 운영위원장의 이런 작품 세계를 두고 국립현대미술관 채연 학예연구사는 고승현 운영위원장의 열 번째 개인전 평론에서 “고승현의 자연미술은 현장에서 행위자와 자연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그리고 자연에 개입하되 전체적인 형상을 해치지 않고 순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라고 평가한다.
고승현 운영위원장은 자연미술에 대해 “기존 미술은 사고파는 행위가 가능한, 작가의 의지를 담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라며 “반면 자연미술은 자연이 배경이자 현장이니 때로는 작품의 50%, 80%를 자연이 채워준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런 활동은 경제적인 것보다는 순수한 마음의 발로인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고승현 운영위원장의 오랜 자연미술 활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연미산자연미술공원과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다. 매년 8월부터 11월까지 열리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기존 자연미술과 달리 보존이 가능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래서 작품은 비엔날레가 끝난 후에도 철거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즐길 수 있도록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 계속 전시한다. 그 결과 지금 공원에는 올해 비엔날레 출품작 20점을 포함해 총 80여 점이 세워져 있다. 한 시간 길이의 관람 코스 사이에 전시된 작품들을 살 펴보면서 공원을 둘러보면 자연과 인간의 관계, 자연물로 표현된 인간 사회의 단면 등 다양한 사색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런 환경 덕분에 인근 학교에서는 소풍 장소로도 자주 찾는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또, 다시 야생’이다. 김찬동 전시총감독이 소개한 주제 선정 이유는 “자연미술의 새로운 미래 비전과 새로운 미술 생태계 회복을 위해 자연 친화적· 회복적·치유적 작업에 대한 사회적·문화적·예술적 차원의 새로운 ‘자연’과 재야생, 다중성 담론의 탐구를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고승현 위원장
공원 사이사이 전시된 작품을 보며 그 의미를 해석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가능한 작품 활동

이런 자연미술 활동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자연미술가협회-야투의 주도로 2014년부터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글로벌노마딕아트프로젝트’라는 이 행사는 국제협력 프로젝트로 그동안 현재까지 총 16개국에서 진행되었다. 올 상반기에는 프랑스, 하반기에는 몽골에서 열렸다. 지구촌 곳곳에서 모인 작가들은 국토를 이동하며 자연과 문화를 답사하고 주어진 자연환경 속 자연미술을 펼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 작가들은 노마드(Nomad)의 삶처럼 주어진 야외 공간 속에서 즉흥적인 퍼포먼스, 일시적 설치작업 등을 진행한다.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자연환경과 작가의 아이디어가 합쳐져 흥미로운 작품을 볼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사는 유기적인 삶의 가능성과 생태환경 만들기를 예술적 방법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최근 사회는 갈수록 예술 작품을 투자의 대상으로만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예술의 가치는 그 의미와 예술성에 있다는 것을 자연미술 관람을 통해 되짚어보길 바란다.

* 제로 웨이스트 숍: 포장 용기를 지참해 물건을 구매하는 생활용품 매장. 샴푸, 주방세제를 비롯해 천연 수세미, 소창 행주, 대나무 칫솔 등을 주로 판매하며 시리얼, 화장품을 취급하는 대기업 콘셉트 매장도 있다.
  • 행사명: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 위치: 연미산자연미술공원, 금강자연미술센터, 늘봄정원
  • 기간: 2022년 8월 27일~11월 30일
  • 문의: (사)한국자연미술가협회-야투(041-853-8828)

생활 속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예술품 만들기

    • ➊ 입지 않는 니트에서 실을 뽑아 폼폼 재료를 준비하고 폼폼 메이커를 이용해 고리 양쪽에 실을 감아주세요.

    • ➋ 감은 실 가운데를 가위로 자르고 매듭을 지어 고정하고 폼폼 메이커에서 분리해 모양을 다듬어 폼폼을 준비합니다.

    • ➌ 준비한 마른 나뭇가지에 접착제를 이용해 폼폼을 붙이고 화병에 꽂으면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장식품이 됩니다.

    • ➊ 맨 아래 받침이 될 만한 플라스틱 접시를 먼저 깔고, 그 위에 큰 사이즈소쿠리를 올려 접착제로 고정합니다.

    • ➋ 큰 소쿠리 사이에 높이를 맞춰가며 뚜껑과 컵을 올린 뒤 접착제로 붙여 소쿠리를 쌓아 올립니다.

    • ➌ 3단 트레이가 되도록 소쿠리와 연결 뚜껑을 차례로 쌓으며 고정한 후 마지막에 귀여운 소품을 올려 완성합니다.

    • ➊ 재활용 선물 상자 뚜껑 앞면에 마커 펜으로 라인을 그린 후 가장자리를 남기며 칼로 오리고, 상자 윗부분도 길게 잘라 홈을 냅니다.

    • ➋ 자투리 천으로 무대 커튼을 달아 리본으로 묶고, 장식품을 사용해 무대 정면을 꾸밉니다.

    • ➌ 나무 막대 아랫부분과 종이 인형을 상자에 고정한 후 상자 윗면에 만든 홈에 넣으면 인형극 무대가 완성됩니다.

라탄 플레이트를 활용한 벽시계 만들기

라탄 소재의 원형 플레이트, 시계 부품과 함께 장식용 레이스, 숫자판 등 원하는 소품을 함께 준비합니다. 플레이트 가운데 레이스를 깔아 접착제로 고정한 뒤 부착한 레이스 정중앙에 칼집을 살짝 내 구멍을 뚫습니다. 건전지가 들어가는 쪽은 플레이트 뒷면으로, 시곗바늘은 플레이트 앞면으로 위치해 고정하고 숫자판을 시계 모양에 맞춘 뒤 가장자리를 접착제로 고정하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벽시계가 완성됩니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