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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공감(人生共感)

학교숲 안에서 아이들의 꿈이
푸르게 자랍니다

괴산 장연초등학교 김희조 교사
인생공감01
때죽나무, 회화나무, 능소화 등의 나무와 매발톱, 금꿩의다리, 기린초 같은 야생화가 건강하게 뿌리 내린 괴산 목도초등학교의 학교숲. 운동장 가장자리가 꽃으로 만발한 학교숲으로 변모하기까지는 김희조 교사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2024년 환경교육 업무로 환경부장관 상을 수상한 김희조 교사의 환경교육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이성미 l 사진 김성진 l 장소 괴산 목도초등학교

매일 학교숲으로 출근하는 선생님

많은 학교에 학교숲이 조성되어 있지만 꾸준히 관리되는 곳은 드물다.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관리자가 정해져도 주 업무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2020년, 괴산 목도초등학교에 부임한 김희조 교사는 ‘과학 업무 담당 교사’와 ‘학교숲 관리 업무’를 처음 배정받았다. 그는 교실 밖으로 나가 학교숲을 살펴봤다. 텅 빈 자리를 아름다운 꽃과 나무로 채울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어릴 때부터 주말이나 방학이면 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에 와서 놀곤 했어요. 학교는 제게 가장 친숙한 공간이었고, 교사가 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여겼죠. 그러다 청주교육대학교에 입학했는데 학교 맞은편에 과에서 관리하는 자연학습장이 있었어요. 거기서 교수님 부탁으로 캐모마일 모종을 옮기는 일을 도왔고, 그때 호기심이 생겨 식물을 길러보기 시작했습니다.그때부터 제 손으로 무언가를 기르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게 되었어요. 제가 어릴 적 뛰어놀던 공간이자 학생들이 머무는 공간에 아름다운 숲을 만드는 일이니, 학교숲을 관리하는 일이 더욱 가치 있게 여겨졌습니다.”
김희조 교사는 개인 시간을 쪼개며 학교숲을 가꾸는 데 열과 성을 다했다. 쉬는 날이면 전국의 화훼단지와 화원, 산천을 돌며 야생화 모종을 구해 왔다. 차 뒷자리가 흙 범벅이 되기도 했지만 귀한 모종을 구한 날에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숲 가꾸기에 열심인 그를 보며 동료 교사와 교직원들도 학교숲에 더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4월에는 교내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이 함께 식목 행사를 열고, 김희조 교사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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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목도초등학교 환경생태교육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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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 글로벌 그린리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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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공감03

괴산 목도초등학교 환경생태교육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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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 글로벌 그린리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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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로 들어온 학교숲,
학교숲으로 향하는 학생들

김희조 교사가 가꾸는 것은 숲, 그중에서도 학교숲이다. 학교 안에 허투루 만들어지는 공간은 없듯, 학교숲도 미관을 개선하는 역할에만 그치지 않는다. 학교숲 안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생물에 관심을 두고, 자연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우며 생태 시민의 태도를 기른다. 김희조 교사는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학교숲이 다양한 교과 과목에 접목될 수 있도록 연구자 역할도 한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무진한 노력이 있었다.
“학교숲 관련 업무를 맡은 첫해에는 식물 이름을 외우느라 바빴어요. 학교 지도를 그려 어디에 어떤 식물이 있는지부터 익혔죠. 수업 시간에도 학생들과 식물을 관찰하는 정도만 할 수 있었고요. 업무 2년 차가 되어서야 활용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겠더군요. 특히 4학년 과학 교과 ‘식물의 한살이’와 6학년 ‘식물의 구조와 기능’ 단원을 공부하기에 학교숲만 한 공간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식물의 한살이 교육이 이루어질 때는 학생별로 식물을 정해 성장 과정을 사진으로 담고, 나만의 식물 사전을 만들어 소개하도록 했습니다. 식물을 세밀하게 따라 그리면서 잎의 개수와 특징 등을 스스로 알게 하거나 비슷한 형태의 식물을 찾아보는 등 학습과 놀이를 접목하기도 했어요. 그랬더니 점점 학생들도 주변 환경에 관심을 두고, 이들을 함께 살아가는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부턴가 학생들은 교사가 이끌지 않아도 스스로 학교숲을 찾아가 자연의 변화를 관찰했다. 미술 교과 수업에서도 ‘나만의 표지판 디자인하기’ 활동을 할 때 학생들은 학교숲을 떠올리며 ‘식물을 밟지 마시오’, ‘학교숲에서는 뛰지 마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표지판을 만들어냈다. 학교숲 속 생물종이 다양해지고, 나무의 키가 커질수록 아이들의 상상력과 생태 감수성도 함께 자랐다.

인생공감03
인생공감03
“지금 우리는 기후 위기 시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친환경을 실천하는 시민이 있어야 합니다. 어린 학생 시절부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인재 말입니다.”
전국 모든 학생의 생태 감수성이 길러지길

학교 밖에서도 김희조 교사는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알렸다. 그는 탄소중립 환경교육 컨설턴트, 찾아가는 환경교육 연수 강사 등으로 활동하며 교사들에게 환경교육의 중요성과 학교숲 관리 노하우를 공유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괴산군 글로벌 그린리더 프로젝트’의 협력교사로 참여했다. 괴산증평교육지원청과 괴산군이 함께 추진하는 지역특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김희조 교사는 학생들과 독일, 네덜란드 등을 방문하고, 지역과 학교에 친환경 아이디어를 접목할 방법을 고민했다. 네덜란드의 한 학교를 방문해 현지 학생들과 기후 위기를 주제로 토론도 했다. 학교 안팎에서 환경교육에 매진한 결과, 김희조 교사는 2024년 환경교육 업무 유공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그가 환경교육에 이토록 열심인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기후 위기 시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친환경을 실천하는 시민이 있어야 합니다. 어린 학생 시절부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인재 말입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온도, 각자 시기를 달리해 싹 틔우는 식물, 가을에 느끼는 높고 맑은 하늘 등 학교 안에도 학생들과 환경이 연결될 통로는 많습니다. 여기에 환경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리 학생들은 생태 감수성을 함양하고 기후 환경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월, 장연초등학교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김희조 교사는 정성스레 가꾼 목도초등학교 교정과 멀어졌다. 하지만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교사들의 멘토이자 자연을 사랑하는 한 시민으로서 그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환경교육은 어쩌면 외롭고 힘든 일일지 모릅니다. 친환경은 번거롭고, 교육의 효과는 더디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가 함께해야 합니다. 작은 실천이라도 함께 노력하면, 분명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환경교육’이라는 이름의 숲이 울창해지도록 전국의 선생님들이 함께 노력해 주세요.”
환경교육은 커다란 도화지에 점을 찍는 일과 같다. 혼자 힘으로는 도화지를 채우기 힘들지만, 함께한다면 금방 푸른 숲과 파란 하늘을 그려낼 수 있다. 학교라는 이름의 도화지 앞에 초록색 크레파스를 들고 찾아오는 교사와 학생이 더욱더 많아지길 바란다.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