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재원 부모 교육 전문가
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낮은 학업 효능감
무기력은 일반적으로 반복된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되고, 두려움은 부정적인 생각을 만들게 됩니다. 즉, 못할 것 같은 생각에 하지 않게 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스스로에게 실망감과 좌절감을 가져옵니다. 이렇게 원인과 결과가 악순환이 되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자신도 엄두가 나지 않게 되는 것이죠.예고된 실패에 주눅이 든 아이의 마음
누구나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나 슬럼프를 경험하며,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좌절감이나 슬럼프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으로 넘어가면 스스로 무기력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 역시 한 번 이상 무기력을 학습하고 나면 그다음에 변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우울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를 상상하면서 행복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당연히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의 감정이 미래에 대한 상상을 지배해 내일은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이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학부모의 과잉 열망에 압박을 받은 아이들은 제대로 시도도 하기 전에 실패를 예측하고 ‘어차피 난 안돼...’라는 좌절감과 무기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기력에서 벗어나라고’, ‘더는 그런 꼴 볼 수 없다’라고 아이에게 결심과 결단을 촉구한들 소용이 없습니다. 오히려 악화될 따름입니다.위로가 아닌 채찍질에 더 좌절하는 아이들
한 여학생에게 받은 편지입니다.
얼마 전 시험을 망쳐서 엄마에게 꾸중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래도 엄마가 ‘괜찮아, 다음에 잘 보면 되지’라는
말을 해주시겠지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꾸짖음을 듣고 나니 다 나 잘되라고 그러는데 왜 그렇게 서러웠는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행복이라는 불씨를 되살리기
우선 무기력을 바라보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합니다. 무기력을 겪는 아이에게는 화를 내기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아이의 관심사에 귀 기울이고 스스로 살아 있는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보고 싶은 걸 찾을 기회를 마련해 줘야 합니다. 부정적인 예측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감정에 변화가 나타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우선적으로자녀의 의견을 물어보고, 자녀가 원하는 방향이나 하고 싶은 행동을 하도록 격려하고 믿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무기력은 스스로 ‘할 수 있구나’라는 성공 경험이 쌓이게 될때 비로소 벗어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