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대사증후군
개선하려면 생활습관 ‘싹’ 바꿔야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온갖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대사증후군 환자가 증가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공복혈당장애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 다섯 가지 중 세 가지를 동시에 지닌 상태로, 잘못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유발된다. 코로나19로 신체 활동이 줄고 배달 음식을 먹는 비율이 늘면서 2019년 19.2%에서 2021년 21.3%로 환자 수가
늘었다.(건강검진통계연보)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이 많을수록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암 등 중증질환 위험이 커진다. 다행히
생활습관병인 만큼 균형 있는 식사와 운동을 하는 등 생활 습관만 교정하면 건강 상태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글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대사증후군, 만성질환 경고등
일명 ‘죽음의 5중주’라고 불리는 대사증후군은 한 사람에게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비만(특히 복부비만)
등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인자가 겹쳐있는 상태를 말한다. 다섯 가지 위험 요인 중 한 가지만
해당해도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만, 혈압, 혈당, 지방, 콜레스테롤 등 모든 요소가
긴밀히 연결돼 있어 한 가지 위험 요인이 있으면 다른 요인의 위험도 올라가기 쉽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검진을 받은 1,700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은 고혈압이었다. 대사증후군
요인이 있는 대상 중 절반이 고혈압인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고혈당,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 순이었다. 성별로는 60세 이전에는 남성이, 이후에는 여성 비율이 더 높았다.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는 방법은 생활 습관 개선뿐이다. 치료 약은 따로없다. 생활 습관 개선으로 위험 요인 지표가 개선되면
중증질환 발병 위험은 현저히 낮아진다.
한편, 구체적인 대사증후군 위험 요소는 1) 허리둘레가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 2) 혈압 130/85mmHg 이상
혹은 고혈압약 복용 중 3) 공복혈당 100mg/dL 이상 또는 당뇨약 복용 중 4) 중성지방 150mg/dL 이상 혹은
이상지질혈증약 복용 5) HDL 콜레스테롤이 남자 40mg/dL, 여자 50mg/dL 미만 혹은 이상지질혈증 약 복용이다.
대사증후군 예방 식습관
규칙적 식사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고 짧으면 폭식 위험이 높아져 비만으로 이어지고,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으로 대사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야식을 먹는 식습관은 피해야 한다. 밤에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의 영향으로 영양분이
저장되고, 식사 후 바로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내장지방으로 쉽게 쌓이기 때문이다.
천천히 먹기
뇌가 포만감을 느끼기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 천천히 씹어 먹으면 배가 불러 금세 음식을 그만 먹게 돼
총칼로리 섭취량을 줄이고 폭식도 예방할 수 있다.
저항성 탄수화물 섭취
흰쌀밥, 밀가루, 과자 등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을 높이고 지방을 축적해 대사증후군을 악화한다. 정제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이고, 몸에 흡수되는 속도가 느린 저항성 탄수화물로 영양소를 대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항성
탄수화물로는 크게 감자, 고구마, 통곡류 등이 있다.
튀기기보다는 찌기
식품을 튀기거나 굽는 것보다 쪄 먹는것으로 조리 습관을 바꾸기만 해도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계명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최정화 교수 연구팀이 4,056명을 대상으로 찐 음식과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매주 1~3회 갈비찜, 아귀찜, 달걀찜 등 찜 음식을 먹으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25%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음식을 굽거나 튀기는 것보다 뜨거운 증기를 이용해 찌면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금주, 금연
특히 흡연과 음주는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이는 주요 위험 인자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면 대사증후군발병
위험이 24% 높아지고, 한 갑 반을 피우면 79%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음주가 잦으면 상대적으로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낮은 20~30대 젊은 세대에서도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부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류호경 교수 연구팀이 20~30대 3,182명을 대상으로 음주와 대사증후군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남성은 25.5%,
여성은 9.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 개선 운동법
중강도 근력운동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려면 체중 감량이 가장 중요하다. 복부에 쌓인 체지방을 줄여야 복부지방·혈중콜레스테롤·중성지방이
모두 감소하기 때문이다. 체지방을 빼려면 근력을 적절히 키워 몸을 유지하는 데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열량인 기초대사량을
늘려야 한다. 특히 고강도 근력운동보다는 열 번 정도 반복해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로 운동하는 중강도 운동을 하는 것이
대사증후군 개선에 더 효과적이다. 실제로 울산대학교 스포츠과학부연구팀이 실험 대상자 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고강도
운동과 중강도 운동을 12주간 실시하게 하자 고강도 운동을 한 그룹은 허리둘레가 0.86cm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중강도 운동을 한 그룹은 4.44cm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강도 운동은 약간 숨이 가쁘면서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고 이마에 땀이 맺히는 수준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운동
일상에서 집안일, 계단 오르기 등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신체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구팀이 심장질환이 없는 63세 이상 5,500명을 대상으로 신체 활동과 심장 건강의 연관성을 2년 동안 추적한 결과
일상적인 신체 활동을 매일 적어도 4시간 정도 한 사람들은 2시간 미만인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62%나
낮았다.
식사 후 산책
식사 후 20분간 가볍게 산책하면 몸에 쌓이는 지방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식사를 마친 후에 바로 앉거나 누우면 신체
활동량이 없어 소화된 영양소가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않고 지방으로 변환된다. 20분이라도 산책하면 지방으로 바뀌는
포도당의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다만, 식사후 신체 운동량을 늘리겠다고 과도하게 몸을 움직이면 오히려 위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주변을 천천히 걷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 외에
일정한 수면 시간을 지키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호르몬 분비에 교란이 생겨 체지방 축적량을 높이는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기 쉽다. 규칙적이고 편안한 숙면을 취해야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인슐린 분비와 혈당을 높인다. 인슐린과 혈당은 내장지방 축적과 직접적 연관이 있으므로,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적절한 취미 생활을 유지해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