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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예술가」는 그림·조각·서예·시 등 회원님들의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지상 갤러리입니다.
회원님들의 아름다운 재능과 꿈을 지면에 담아 더 많은 회원님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솔직함과청결함과겸허를

못 견디게사랑하는것이다.

낙산 장수마을 야경

조인숙 (한성대학교 명예교수)

종이에 채색, 38X25cm, 2017

작가노트 :
낙산 장수마을의 야경을
정감있게 표현하고자 했다.

내가 사랑하는
계절

나태주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다
더 여유 있게 잡는다면
11월에서 12월 중순까지다
낙엽 져 홀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무들이 깨금발을 딛고 선 등성이
그 등성이에 햇빛 비쳐 드러난
황토 흙의 알몸을
좋아하는 것이다
황토 흙 속에는
시제時祭 지내러 갔다가
막걸리 두어 잔에 취해
콧노래 함께 돌아오는
아버지의 비틀걸음이 들어 있다
어린 형제들이랑
돌담 모퉁이에 기대어 서서 아버지가
가져오는 봉송封送 꾸러미를 기다리던
해 저물녘 한 때의 굴품한* 시간들이
숨쉬고 있다
아니다 황토 흙 속에는
끼니 대신으로 어머니가
무쇠솥에 찌는 고구마의
구수한 내음새 아스므레
아지랑이가 스며 있다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계절은
낙엽 져 나무 밑둥까지 드러나 보이는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다
그 솔직함과 청결함과 겸허를
못 견디게 사랑하는 것이다.

* 굴품한:
‘배가 고픈 듯한’, ‘시장기가 드는 듯한’의 충청도 방언.

WRITER

작가 인물 사진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청남도 서천군에서 출생했다.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4년부터 2007년까지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했으며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 후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1971년에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대숲 아래서'로 등단하고 시집 「대숲 아래서」 외 다수, 동화집 「외톨이」, 시화집 「선물」 등을 발간했으며 대표작으로 '풀꽃'이 있다. 충청남도문화상,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화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고 충남 문인협회장, 공주 문인협회장, 공주문화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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