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공부하고, 즐기는
다목적 공간 ‘레이어드 홈(Omni-layered Homes)’
집의 공간과 기능을 여러 층으로 나눠 포토샵의 레이어처럼 구성한다고 해 붙은 이름이 바로 레이어드 홈(Omni-layered Homes)이다. 미래 주택 공간의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트렌드를 설명하기 위한 용어로 미래 소비산업 변화는 집에서 시작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글 김종학 한국경제TV 편집국 차장
펜데믹으로 인한 ‘집콕 생활’로 보이기 시작한 것들
집은 본래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이자 퇴근 후 온전히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휴식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과 일터, 학교 등 공간을 나누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팬데믹으로 생활 패턴이 크게 달라진 것에 비해 주로 머무는 공간인 집이 주는 만족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코로나19 위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중 36.8%가 불안과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우울감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공간의 제약과 관련이 있다. 불가피하게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여건에서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코로나 블루’라는 심리적 변화도 불러온다고 한다. 이런 배경에서 야외 활동을 집에서 재현하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나만을 위한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수요가 자연스레 늘고 있다.미디어가 이끄는 홈 인테리어 트렌드
물리적으로 하나의 평면처럼 보이는 집의 기능이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 홈 트레이닝 등 취미를 즐기는 독립된 공간, 외부와 연결되는 공간 등으로 나누어지고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각 공간의 인테리어와 가전 및 가구 구매에 풀렸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의 견본주택에서는 가장 인기를 끄는 공간도 등장했다. 바로 본래 집 구조를 짜고 남는 자투리 공간인 ‘알파 룸’이다. 음식 재료를 보관하거나 운동 기구 설치, 서재로 쓰는 등 사적 취향을 드러내는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공간이다.미래의 ‘레이어드 홈’은 어떤 모습일까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수요가 몰리면서 가구업체와 인테리어 플랫폼 기업 역시 기록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국내 최대 가구업체 한샘 역시 2020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가구업체의 성장은 비대면 기술 발달로도 이어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