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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향한 40년 열정, 스마트폰에 담다

교육용 프로그램 개발자 권남진 회원
“성장의 가장 강력한 원칙은 인간의 선택에 있다(The strongest principle of growth lies in the human choice).” 영국 소설가 조지 엘리엇(George Eliot)의 말이다. 선택은 우리의 성장을 좌우한다. 40년 전, 교사로서 열악한 환경에서도 교육용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한 권남진 회원은 그 선택 덕분에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학생이 내일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오늘도 돕고 있다.

이성미 / 사진 이용기

주인공 사진 1 교육용 앱 사용하는 이미지

40년 전 시작한 교사 프로그래머의 삶

“이게 다 제가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권남진 회원이 만든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이하 앱)으로 가득 찬 스마트폰 화면 몇 개가 스르륵 넘어간다. 전화, 메신저, 카메라 앱을 주로 사용하는 동년배와 달리 종심(從心)*의 권남진 회원은 스마트폰을 다루는 데 능숙하다. 모르는 것은 배우고 아는 것은 나눠야 직성이 풀리는 권남진 회원답다.

* 종심 : 『논어』에 나온 표현으로, 70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권남진 회원은 1971년 전북 고창군 공음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은 이후 43년간 교육 발전을 위해 헌신했으며, 2014년 전북 무주 안성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했다. 권남진 회원이 임기 중 교과 교육 외에 정성을 쏟은 분야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1982년부터 현재까지 그의 손에서 탄생한 프로그램만 112종에 이른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첫 작품이 무려 40년 전인 1982년에 만들어졌다는 것. 1982년경 권남진 회원은 학교에 개인용 컴퓨터 한 대가 보급되자 프로그래밍 언어를 독학해 사칙연산 학습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사칙연산을 랜덤으로 무한 생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지금이야 일반인도 얼마든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앱을 출시하지만, 무려 40년 전 전공자도 아닌 그가 독학으로 학습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권남진 회원은 해냈다. 그토록 어렵게 개발한 프로그램이 정상 작동됐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신기해하며 사용하는 학생들을 보면 그간의 노고는 눈 녹듯 사라졌다.
“학교에 보급된 컴퓨터와 프로그램을 가만히 받아 들고 있기보다는 좋은 쪽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이야 관련 서적도 많고 블로그, 유튜브를 통해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초기에는 어렵게 책을 구해 독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울까지 전문가를 찾아가 묻고,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완성한 다채로운 교육 앱 포트폴리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권남진 회원은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의 역사를 오롯이 겪었다. 그러고는 함께 성장했다. 2000년대부터는 교육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카스(Kas) 2002’를 기반으로 활발히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었다. 저장 기기의 발전도 시행착오를 줄여줬다. 플로피디스크부터 CD, USB, SD카드,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그는 저장 기기의 변천사도 지켜봤다. 그가 처음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1980년대만 해도 마땅한 저장 기기가 없을뿐더러 컴퓨터 사양도 낮아 밤새 만든 프로그램을 한 방에 날려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디든 USB를 들고 다니고 노트북을 이용해 작업을 한다.
그는 지금도 기술 발전을 관망하는 것이 아닌, 직접 경험하고 또 배우고 있다. 제작한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을 앱으로 전환한 것. 권남진 회원이 교육용 앱 개발을 서두른 것은 은퇴 후 지역아동센터 학습 도우미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은퇴 후에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아 교육 봉사 활동을 했어요. 특히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보람을 얻었죠. 그러다 아이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기존에 만든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앱을 개발했습니다.”
권남진 회원이 만든 앱은 종류도, 사용 연령대도 다양하다. 주인공 사진 2 한글 공부와 암산 연습 등 유아 전용 학습 프로그램부터 수학, 영어 단어와 회화, 한자 등 초등학생용 학습 프로그램, 중·고등학생을 위한 듣기평가, 성인을 위한 컴퓨터활용능력평가, 공무원 시험, 운전면허 시험 대비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 전 연령대를 아우른다.
지난해 3월에 출시한 고3수능영어평가 앱은 한 개발사로부터 우수 앱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고3수능영어평가 앱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수능 영어 듣기평가를 할 수 있도록 제작한 앱으로, 문제가 무작위로 출제되고, 푸는 즉시 답안과 해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이 수업하는 이미지 주인공이 만든 앱 이용해 보여주는 이미지

집밥 같은 양질의 앱을 무료로 제공하는 개발자의 철학

권남진 회원이 만든 프로그램과 앱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한 그래픽은 없다. 그러나 마치 집밥과 같은 영양과 정성과 편안함이 있다.
이런 양질의 콘텐츠는 오롯이 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코딩 관련 인터넷 카페의 방문 횟수가 1,900회 가까이 된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배움에 몰두했는지를 증명한다. 프로그램과 앱에 삽입된 지문과 문제, 정보도 모두 그가 하나하나 입력해 넣은 것이다. 일례로 영어 단어와 천자문, 영어 예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영어천자문회화 앱 속 자료는 사전 두께만 한 책 내용을 몽땅 입력해 넣고, 원어민 교사의 도움을 받아 녹음도 직접 했다. 분명 보통의 정성과 끈기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집밥 같은 편안함은 욕심을 버려 이뤄냈다. 대부분의 무료 앱은 광고가 많아 학습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곤 한다. 내려받는 것은 무료라고 해도 사용 중 유료 전환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권남진 회원이 만든 앱은 학생들이 학습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게임 연동 광고가 없고, 대부분 무료로 보급했다. 화려하지 않은 데다 하루에도 수백 개 이상 새로운 앱이 출시되는 시장 상황상 많은 학생에게 앱을 홍보하고 전달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개발자로서의 철학을 계속 지키려 한다.
“제가 교사의 마음을 지닌 덕분에 그동안 순수하게 학습용 앱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교직에 오래 있다 보니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아이들이 사용하면서 어느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낄지, 어떤 기능이 필요하고 또 불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거든요. 앱을 알리겠다고 큰 비용을 들여 홍보하거나 본래 취지를 흐리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아요. 교사로서 원칙을 지켜나가다 보면 언젠가 많은 사람이 알아줄 거라고 믿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서도 권남진 회원은 되레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음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앱을 통해 늘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음을. 앞으로도 그는 스스로 느끼기에 좋은 것을 선택하며 계속 성장해나갈 것이다. 케이 로고 이미지 권남진 회원이 개발한 영어천자문회화 앱 다운로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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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교사의 마음을 지닌 덕분에 그동안 순수하게 교육용 앱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교사로서 원칙을 지켜나가다 보면 언젠가 많은 사람이 알아줄 거라고 믿습니다.
주인공 사진 3
인생 이모작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은퇴 후에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재능을 기부하며 역동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회원님들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의미 있는 인생 이모작을 실현하고 있는 회원님을 추천해주셔도 좋습니다. 「The-K 매거진」 지면에 담아 많은 회원님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를 전해드리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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