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상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글 한상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바로 데이터다. 구글을 비롯해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X(트위터) 등 빅테크 기업은 개인별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고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KDX한국데이터거래소가 있다. 데이터 거래소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이
원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난다. 이곳에서는 전국의 맛집
정보, 외식 소비 패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유행하는 패션 데이터 등이 거래된다.
이제 데이터가 돈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판매하는 일, 대규모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일, 데이터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 등이 각각 하나의 직업이 된다. 그중 데이터를 수집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데이터 브로커’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이후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이런 신기술 발전의 공통 원천이 되는 요소가 데이터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생산한다. 클라우드 시스템은
광대한 디지털 데이터가 한곳으로 모이는 장소다. 이렇게 수집된 대량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기술은 빅데이터 분석이다. 그리고 광범위하게 수집되고
분석된 디지털 데이터는 인공지능 개발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충분한 양과 질의 데이터 확보가 필수다.
데이터 브로커는 사람들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 판매하는 직업으로
‘정보 브로커’라고도 부른다. 사람들의 성명이나 주소, 이메일 주소를 비롯해
개인별 특성이나 취미, 소비 성향 등의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판매한다. 데이터
브로커의 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다양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개개인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한다.
둘째, 수집된 데이터를 처리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세트를 만들고,
이를 분석해 데이터의 추세나 유형을 식별한다.
셋째, 기업을 비롯한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패키지로 만들어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
넷째,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이나 마케팅 담당자에게 판매한다.
그렇다면 데이터 브로커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혀야 한다. 또 고객에게 데이터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다.
미래 사회에서 데이터의 중요성과 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 제공하는 일은 보다 큰 비즈니스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데이터 3법이라고 불리는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등 세 가지 법령이 최근 제정되면서 데이터 브로커의 역할이 본격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본다.
데이터 브로커의 일은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다룬다는 점에서 자칫 개인의 소중한 정보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직업적 도덕성이 요구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도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범위에서 데이터 수집과 개방, 유통은 필수적이다.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가운데 데이터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