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정덕호
이집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이로의 스핑크스와 기자 피라미드를 비롯해 고대이집트 태양신앙의 상징이자 오늘날 런던과 뉴욕에 우뚝 솟아 있는 오벨리스크의 생산지 아스완, 아프리카와 중동의 문화가 교차하는 역사와 문명의 도시 룩소르까지. 이집트의 탯줄이자 생명줄인 나일강을 따라 고대문명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집트문명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보자.
글·사진 정덕호
이집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이로의 스핑크스와 기자 피라미드를 비롯해 고대이집트 태양신앙의 상징이자 오늘날 런던과 뉴욕에 우뚝 솟아 있는 오벨리스크의 생산지 아스완, 아프리카와 중동의 문화가 교차하는 역사와 문명의 도시 룩소르까지. 이집트의 탯줄이자 생명줄인 나일강을 따라 고대문명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집트문명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보자.
이집트는 북동쪽으로는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서쪽으로는 리비아, 남쪽으로는 수단과 국경을 접하고, 북쪽으로는 지중해, 동쪽으로는 홍해와 면한 국가다. 국토의 일부인 시나이반도가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 중동 지방에 걸쳐 있는 만큼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이집트의 영향력은 크다. 이집트의 중요성은 이런 지리적 위치보다 고대문명 발상지이며, 16세기에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았던 국가이자, 오늘날 세계 문명의 기원이라 할 정도로 엄청난 역사적 가치를 지녔다는 점에서도 더욱 높이 평가된다. 그런데도 이집트 여행은 거리와 계절적 요인으로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이집트까지는 현재 직항 노선이 운항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때로 전세기를 띄우거나 기후가 비교적 온화한 11월~2월에만 한시적으로 직항편을 운항하므로 이집트 여행을 원한다면 이런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이집트 여행에 따르는 가장 큰 제약은 전 세계에서 규모가 제일 큰 사막인 사하라사막과 비교적 선선한 계절인 11월~2월을 제외하고는 평균기온이 40℃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다.
이집트 여행은 나일강에서 시작해 나일강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일강은 총길이 6,700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며, 아프리카 적도인 탄자니아 국경 부근에서 발원해 에티오피아, 수단을 거쳐 이집트 카이로에서 지중해로
빠져나가는 아프리카 최대의 강이다. 나일강은 세계 4대 문명의 하나인 이집트문명의 발상지이며, 현재까지도 아프리카의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아주 중요한 강이다.
이집트에는 나일강을 둘러싼 특이한 문화가 있다. 고대부터 사하라사막 때문에 가뭄에 허덕이다 홍수가 나서 주변 지역으로 강이 범람하면 이를 신이 내려준 선물로
생각하며 감사해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고 알려졌다. 해마다 겪는 나일강의 범람은
상류의 퇴적물을 운반하는 작용을 했고, 덕분에 나일강 변토양은 더욱 비옥해질 수 있었다.
이집트 여행의 출발지 카이로에서는 18세에 요절한 소년 왕 투탕카멘의 가면이 전시된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을 잊지 말고 들러야 한다. 또 고대 오리엔트 신화에 나오는 사람 머리에 사자 몸을 한 스핑크스, 이집트 여행의 시작점인 피라미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역사 유적지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카이로의 기자 피라미드는 이미 사라진 7대 불가사의 6개 건축물보다 2,000년가량 더 오래되었으니 불가사의로 부를 만한 신비로운 비밀을 숨기고 있는 셈이다.
이제 카이로에서 낯선 침대 열차를 타고 아스완으로 이동하면 본격적인 이집트 여행이 시작된다. 이후 코스는 아부심벨~아스완~콤옴보~에드푸~룩소르~후르가다를
거쳐 카이로로 복귀한다.아스완은 미완성 오벨리스크*로 유명하다. 계획대로라면 이집트 최대 오벨리스크가 될 수 있었지만, 건축 중 금이 가버려 누운 채 방치되었다.
세계 곳곳의 런던, 파리, 로마, 이스탄불, 뉴욕 등의 광장과 공원에 있는 오벨리스크는 모두 아스완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아부심벨에는 학창 시절 교과서에 나온 이집트를 상징하는 람세스 2세 대신전과 그의 아내이자 사랑과 행복의 여신인 네페르타리 왕비를 위해 만든 네페르타리 소신전이 있으니
둘러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다시 아스완으로 돌아와 크루즈에 탑승해 1박을 하며 콤옴보로 이동한 뒤 콤옴보 신전을 방문한다. 이곳은 이집트에서 보기 드문 이 중 구조 양식을 띤
유일한 신전으로, 악어 머리를 한 소베크(Sobek) 신과 매의 머리를 한 호루스(Horus) 신을 모시는 곳이다.
에드푸 호루스 신전은 이집트 신 중 가장 유명한 신 호루스에게 봉헌된 신전이다. 이 신전은 고대이집트 신전 중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하며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오벨리스크:높고 좁으며 4개의 면을 지닌, 점점 가늘어지는 피라미드 모양의 꼭대기를
지닌 기념 건조물
다음 방문지 룩소르는 카이로만큼이나 감동적인 곳이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고대이집트 신왕국 시대의 수도 테베의 남쪽 교외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가장 유명
한 명소로는 룩소르 신전이 있고, 유명한 투탕카멘의 묘가 있는 왕가의 계곡을 꼽을 수 있다. 이 외에도 하트셉수트 대장전, 멤논의 거상, 카르나크 신전, 룩소르 신전, 왕비의 계곡등 수많은 유적지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카이로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방문지인 후르가다 지역은 투명한 홍해와 아름다운 산호가 어우러진 다이빙의 명소로도
꼽힌다. 이곳에서는 여행의 피로를 풀고, 호텔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즐기거나, 사륜구동 지프를 타고 사하라사막 투어를
떠나는 이도 많다.
이집트 여행은 신비의 역사를 체험하는 특별한 여정으로, 세계적 명화 ‘나일강의 죽음’의 배경이 된 5성급 크루즈를 타고
터번을 쓰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이국적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또 방문하기 힘든 곳인 만큼 일생일대의 추억이 될 이집트 여행을 꼭 떠나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