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증후군과 만성피로 구별법
매일 아침 몸이 가볍지 않고 일어나기가 힘들 뿐 아니라 입맛이
없고 가끔 호흡곤란과 우울감이 있다면? 이 경우 만성피로증후군이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흔히 ‘만성피로’와 ‘만성피로증후군’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피로증후군은 증상이 아니라 극심한 피로와 함께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질병이다. 반면 만성피로는 임상적으로
6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만성피로는 그 자체로
질병이 아니라 어떤 원인이나 특정 질병이 있을 때 나타난다. 따라서 만성피로증후군은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고, 정
신적·육체적으로 활동하면 피로가 더욱 심해져 일상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기능이 함께 떨어지는 일련의 복합 증세인 셈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은 감염성 질환, 면역계 이상, 유전적·환경적 요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명확히 진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증세는 매우 다양하다. 몸과 마음이 전반적으로 힘들고, 몸이 축 늘어지고 항상 무거우며, 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며, 정신이 맑지 않다. 간단한 일도 힘들어서
하기가 겁나고 집중력과 기억력도 떨어진다. 그리고 배와
가슴이 아프거나 입맛이 떨어지기도 하며 식은땀, 어지럼증,
입 마름, 호흡곤란, 체중 감소, 우울, 불안 같은 다양한 정신적·신체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만약 6개월이 지나도 이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한 번쯤 병원의 만성피로 클리닉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조급함은 금물, 충분한 휴식이 치료의 열쇠
만성피로증후군은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면 회복할 수 있다.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려면 보통 3개월∼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몸이 허하다고 각종 보양식과 영양식을 먹으면 오히려 비만이 되거나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는 “‘며칠 쉬면 피로가 해소되겠지’라는 조급한 마음을 갖는 것은 금물”이라 말한다.
평소 과로하지 않고 몸이 보내는 경고에 잘 반응해 피곤할 때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은 현 상황에 매몰돼 자신과 주변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여유가 없다. 집에까지 일감을 가져와 일에 매몰되지 말고 집에 있는 동안은 가족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만성피로증후군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 외에 적절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 과거에는 만성피로증후군일
때 운동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생각해
운동을 권유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점진적으로 유산소운동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만성피로증후군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포함한 점진적 유산소운동이 유연성 운동, 스트레칭 그리고 이완 요법만을 시행한
경우보다 더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를 위해서는 최소 12주 동안 주 5일 꾸준한 운동
과 매번 5분~10분 운동을 처방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매주 1분∼2분씩 운동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 최대 30분이 될 때까지 운동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지만 운동 강도는 최대 산소 소비량의 60% 정도로 제한하고, 처방된 한계 이상으로 지나치게 운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늘어나는 만성피로증후군 환자, 원인은 이것?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공통된 치료법은 없다.
주치의들은 환자의 증상과 특성에 따라 두통이나 근육통을
줄이기 위한 치료, 면역 기능 강화 치료, 항우울제 투여 등
다양한 방법을 복합적으로 처방하기도 한다.
한편 만성피로증후군은 코로나19 후유증과도 관련이 깊다.
피로와 무기력증은 롱코비드(Long Covid)의 가장 흔한 증상인데,
환자들이 평소에 겪는 컨디션 난조와 혼동할 가능성이 높다.
차움 롱코비드 회복 클리닉 조아라 교수는 “평소 피로감이
있던 사람도 코로나19 감염 이후 주관적으로 느끼는 피로도가 심해졌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