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항공 마일리지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가 합쳐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될 경우, 전환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통합 방식에 따른 마일리지 문제,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현명할까?
글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경제학박사,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저자
최근 항공 마일리지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가 합쳐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될 경우, 전환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통합 방식에 따른 마일리지 문제,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현명할까?
글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경제학박사,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저자
2020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결의한 이후 약 4년 만에 아시아나항공을 공식 인수했다.
이 합병은 항공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특히 마일리지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항공 마일리지 서비스의 활용도가 다양하다 보니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서둘러 사용하려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마일리지 소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용자가 몰리면서 불만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좌석이 한정되어 있어 예약에 어려움이 따르고, 이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드사와의 제휴로 적립되는 항공 마일리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카드사는 고객들이 카드 사용을
통해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게 함으로써 소비를 촉진하고, 그 대가로 마일리지 포인트를 제공한다.
그러나 카드사와 항공사 간의 제휴가 종료되거나, 마일리지 사용처가 줄어들면 소비자들이 카드사
제휴를 통해 쌓은 마일리지는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카드사 제휴 마일리지의 경제적
효용성이 약화되면서 고객들은 더 많은 마일리지를 소진하려는 경쟁을 벌이게 된다. 마일리지 시스템이
갖는 본래의 목적은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항공사와 제휴사 간의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지만
최근 상황은 그 목적을 다하지 못하는 듯하다.
항공사 합병 후 마일리지의 현명한 사용법을 찾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마일리지 소진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마일리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보통은 일반석으로 예약한 후 보유한 마일리지를 활용해 좌석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초과 수화물 비용을
마일리지로 결제한다. 또 공항 라운지를 이용하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할 때도 마일리지 사용이 가능하다.
항공기를 이용할 계획이 없거나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항공사 쇼핑몰이나 제휴업체
쇼핑몰에서 마일리지를 소진하는 방법도 있다.
또 마일리지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2008년 7월부터 적립된 마일리지는 최대 10년까지 유효하다.
유효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지만, 소멸 시점 전에 사용할 항공권을 구매하면 된다.
예를 들어, 올해 3월에 마일리지가 소멸 예정이라면 내년 3월 이전에 사용할 항공권을 구매하고 결제하면
된다. 참고로 통상 예약 가능 기간은 1년이다.
항공 마일리지 적립 과정을 되짚어 보면 반드시 돈의 지출, 즉 소비 행위가 뒤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소비를 통해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여기서 현명한 지출을 하기 위해선 우선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토머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와 빅토리아 메드벡(Victoria Medvec) 교수는 1995년에 이 분야의
선구적인 논문, 「후회의 경험: 무엇을, 언제, 왜」를 발표했다. 그들은 ‘경험에 따른 행복’이 ‘소유에 따른
행복’보다 오래 지속되고, 의미 있는 소비활동으로 남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단순히 항공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제품을 충동적으로 구매하지는 않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 만족감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겠다.
어떤 결제 수단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도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달라진다. 즉, 저축과 소비의 균형을
맞춰 일시적인 만족이 아닌 생애 전반의 행복도를 높이는 삶의 지혜가 중요하다. 결제에 따른 고통을 더
크게 느껴 소비를 억제하려면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보다는 현금 결제를 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소비에 따른
만족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후불 결제보다 선불 결제가 현명한 선택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항공
마일리지는 결제 방법을 떠나 보너스로 받은 마일리지를 활용하는 것이기에 만족감은 클 수밖에 없다.
항공 마일리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부자로 가는 길’의 비밀이 현명한 소비활동에 있다면, 마일리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행복한 부자’의 비밀은 무엇일까? 여행 자체가 즐겁기도 하지만 항공 마일리지를
활용해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즐거움은 배가될 것이다.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10년임을 감안할 때, 퇴직 이전에 마일리지 소진을 자제하고 퇴직 이후에 사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퇴직 이후에는 여행 경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 후반전에는
행복을 미루지 않고 오늘을 즐길 수 있는 지혜가 특히 중요하다. 의미 있게 돈을 쓸 줄 알아야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