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건강 목표,
시작은 ‘걷기’부터
신년이면 많은 사람이 건강한 삶을 다짐한다. 금연, 아침 조깅, 주 5회 헬스 등 야심찬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1년 내내 꾸준히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걷기는 특별한 도구 없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고, 어린이와 임산부, 중장년층, 환자 등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준비와 요령은 필요하다. 올바른 자세로 터벅터벅이 아닌 사뿐사뿐하게, 배에 힘을 주고 팔을 앞뒤로
흔들면서 걸으면 운동 효과는 배가 된다. 공기 좋은 산책로를 걷고 나면 기분도 좋아진다. 새해에는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걷기 운동으로 건강을 지켜보자.
글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의 운동법 ‘걷기’
걷기는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고유 감각을 모두 한 번에 단련할 수 있는 엄청난 동작이다. 걸을 때 우리는 먼저 호흡을 통해 다리에 혈액을 보내 걸을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한다.
유산소운동이 되며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해 심폐지구력, 혈관 건강, 면역력 등이 증진된다. 또 뇌 혈류가 개선돼 뇌 기능도 활발해진다. 에너지를 얻은 다리는 서 있다가 발을
앞으로 차면서 전진하는데, 다리를 디딜 때 넘어지지 않도록 무릎 앞쪽 대퇴근이 수축하고, 딛고 나서 균형을 다음 발로 옮기기 위해 엉덩이 근육이 수축한다. 발을 뗄 때는 장딴지
근육을 많이 사용한다. 이 하체 근육들은 우리 몸에서 당분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곳이다. 걷기를 통해 이 근육들이 계속 단련되면 식욕 조절이 잘되고 혈당 소모도 잘돼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예방에 유리해진다. 단련된 하체 근육은 무릎 관절을 보호해 골관절염을 예방·완화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베일러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1,212명을 대상으로 걷기운동이 무릎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걷기운동을 한 사람은 무릎 통증과 안쪽 관절이 손상될 위험이 낮았고, 무릎 골관절염으로 인한 통증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심을 잡는 고유 감각도 함양된다.
양발로 걸을 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자연스럽게 균형감각을 익히게 된다. 게다가 밖에서 걸으면 기분도 좋아진다. 햇빛을 받으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과 통증을 완화
하는 엔도르핀이 분비돼 마음이 안정되고 우울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걷기운동의 필수 요소는 올바른 자세
걷기운동의 효과를 누리려면 바른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 불균형한 상태로 걸으면 특정 부위에 과도한 부담이 가 관절, 근육 등에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걸을 땐 몸과 바닥이 수직이 되도록 선 다음 복근에 약간 힘을 줘 허리를 바로 세우고 가슴을 편다. 턱을 몸쪽으로 당기고,
시선은 10~15m 전방을 향한다. 팔은 L자나 V자형으로 구부린 후, 팔꿈치가 옆구리를 살짝 스치도록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들며 걷는다.
이때 숨은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쉰다.
발바닥은 뒤쪽부터 앞쪽 순서로 닿아야 하체 근육이 제대로 자극받기 때문에 발을 뒤꿈치부터 중앙, 앞꿈치 순으로 딛는 게 좋다. 보폭은 키의 40% 정도면 된다.
발 모양은 약간 벌어진 11자 형이 적절하다. 8자형은 발목과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한다. 오르막길에서는 뒷다리와 상체를 일직선으로 한
채 팔을 흔들어 추진력을 이용해 걸으면 쉽게 지치지 않는다. 내리막길에서는 상체를 수직으로 한 채 뒷발로 균형을 잡고 무릎을 구부린 채 걸어야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한편, 휴대전화을 보며 걸으면 목이 앞으로 나와 등뼈와 허리뼈에 무리가 가므로 휴대전화 사용은 자제한다.
강도에 따라 달라지는 걷기운동의 효과
처음 걷기운동을 시작할 때, 자신에게 적절한 강도는 심박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대심박수의 75% 정도가 적당하다. 최대심박수는 ‘220-나이’로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 걷는 중 심박수는 스마트폰, 스마트 밴드 등으로 쉽게 확인 가능하다. 예를 들어, 50세라면 심박수가 최대심박수 170의 75%인
약 128이 될 정도로 걸으면 된다. 걷기운동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면 인터벌 걷기운동을 시도해 건강 효과를 높인다. 인터벌 걷기운동은 빠르게 걷기와
천천히 걷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소 30분씩 걷는 사람이라면 5분은 평상시 속도로 걷고, 3분은 온몸에 힘을 줘 빠르게 걷고, 2분은 천천히
걷는 것을 세 번 연속 반복하는 식이다. 빠르게 걸을 땐 뛰지 말아야 하고, 걸으면서 노래 부르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가 적당하다. 이런 식으로 걸으면
근력·심폐지구력·유연성·HDL 콜레스테롤 수치·동맥 탄력도가 높아지고, 수축기 혈압·총콜레스테롤 수치·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빠르게 걸을 때는 부상 방지를 위해 평지에서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터벌 걷기운동을 하고 난 뒤 다리가 매우 아프다면, 먼저 다리 근력을 더 단련해야
한다. 다시 이전 걷기운동으로 돌아가고, 따로 하체 근력 운동을 추가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령자, 당뇨병, 심장질환, 관절염 등 중증질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운동 강도를 결정해야 한다. 걷기 같은 간단한 운동이라도 무리한 신체 활동은 환자의 건강을 악화할 수 있다.
운동 효과 높이는 팁
걷기운동 효과가 더디다면 껌을 씹으면서 걸어보자. 리듬감으로 빨리 걸을 수 있어 심박수가 빨라지면서 운동 효과가 높아진다.
실제로 일본 와세다대학교 연구팀이 21~60세 46명에게 한 번은 껌을 씹으며, 한 번은 껌 성분으로 된 가루를 먹으며 15분간 걷게 했더니,
껌을 씹을 때 심박수가 가루를 먹을 때보다 높은 것을 확인했다. 빠른 박자의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것도 효과적으로 운동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탈리아 베로나대학교 연구팀이 성인 19명에게 러닝 머신 위를 걷게 하면서 느린 박자(90~110bpm)의 음악과 빠른 박자(170~190bpm)의 음악을 번갈아
듣게 했더니, 빠른 박자 음악을 들을 때 심박수가 확실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껌 씹기와 마찬가지로 빠른 박자에 맞춰 걷는 속도가 빨라져 심박수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빠른 음악 같은 자극적인 외부 요인은 자율신경계 중 신체를 흥분시키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에너지를 평소보다 더 많이 사용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