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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23 Vol.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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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곱하기

똑똑! 트렌드 경제

롤러코스터와 같은 혼돈의 시대
2023년 자산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2013년 영화 ‘관상’에서 주인공 관상가로 열연한 송강호 배우는 마지막 장면에서 엄청난 명대사를 던진다.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는 못했소.” 후회와 한탄이 섞인 그의 대사는 계속 이어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정말 명대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 우리는 매일매일 눈앞에서 펼쳐지는 많은 사건을 보느라고 그 사건의 근본 원인이 되는 큰바람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오늘 우리 앞에 벌어지는 많은 경제 현상이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라면 그 파도를 만드는 건 결국 바람이다.
세계 경제는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 때문에 자산 가격의 폭발적 상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던 그 가격은 급격한 하락을 겪으며 지금과 같은 혼란의 시대로 만들어버렸다. 최근의 자산시장을 보면 개별 자산의 종목 특징보다는 경기의 변화라는 큰바람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의 바람을 보아야 할까?

김경필 경제 칼럼니스트 겸 작가

경기의 바람을 이해해야 경제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자산관리를 시작하고자 할 때, 먼저 경제를 바라보는 ‘9개의 창문’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매일 저녁 퇴근하기 전 본인의 다이어리에 아래의 지표를 적어보자. 눈으로 확인하는 것과 적는 것은 차이가 있다. 적다 보면 더 찾아보게 되고, 특히 자연스럽게 추세의 변화를 알게 된다.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체크해 봐야 할 주요 경제지표 9가지
➊ 미국기준금리 – 통화정책의 중요 지표(FOMC 때마다 체크)
➋ 미국 2년 국채금리 – 시장금리의 변화를 반영(매일 체크)
➌ 미국 10년 국채금리 – 시장의 향후 인플레이션 심리를 반영(매일 체크)
➍ 다우존스, 나스닥 주가 – 미국 주식시장의 반응(매일 체크)
➎ 원/달러 환율 –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의 반응(매일 체크)
➏ 달러 인덱스 –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주간 단위로 체크)
➐ 주요국 환율 –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의 변화(매일 체크)
➑ 한국 3년 국채금리 – 단기자금시장의 시장금리 변화(매일 체크)
➒ 코스피 지수 – 한국 주식시장의 반응(매일 체크)

바람을 거스르는 투자보다는 현명한 자산 배분이 중요

최근 미국과 한국의 10년 국채금리가 4%를 훌쩍 넘어섰던 적이 있다. 2%대이던 금리가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하면서 채권금리는 치솟았다. 기준금리 변화를 선행하는 성격을 가진 채권시장에서 채권금리가 4%를 넘는다는 것은 자본이 한동안 안전자산으로 대 이동할 것이란 신호다. 이 작은 변화를 매일 적고 있었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만일 이런 시장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한다면 위험을 무릅쓴 대가로 더 큰 수익률을 보상받아야 하는데 (주식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4%보다는 두 세배의 수익이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시장에서 위험자산은 단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시장의 이런 변화를 거슬러 투자 한다면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투자자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하려면 우선 어떤 산업에 또 어떤 종목을 투자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보다 달러화나 국채,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관심을 두고 전략적이고 현명한 자산 분배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급격한 금리 인상 이후 찾아왔던 경기침체의 기억

미국의 지난 50년간 기준금리의 변화를 보면 10년 주기로 금리를 크게 인상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결국 10년에 한 번꼴로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경기과열 또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금리 인상 이후에는 시차를 두고 반드시 경기침체가 찾아왔다. (아래쪽 그래프에서 연방기금실효금리(Federal Fund Effective Rate)래프에서 회색 표시 부분이 경기침체 구간).
미국 은행 간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초단기 금리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져 온 양적완화와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한 너무 낮은 금리의 후폭풍으로 나타난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시작되었다. 따라서 의도적인 경기둔화를 유도하는 과정의 하나로 봐야 한다. 경기를 둔화시켜야만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23년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것은 경기둔화에 이어진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다시 투자의 시기가 다가왔을때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방기금실효금리(Federal Fund Effective Rate) 미국 은행 간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초단기 금리

경기순환에 따른 자산 가격 변화의 원리를 이해하자

주식은 경기를 선행하고, 부동산은 경기를 동행하며, 성장주는 금리 하락기에, 가치주는 금리 상승기에 올라간다. 이것은 오래된 자산시장의 기본 원리다. 물론 경제 현상은 자연과학의 법칙처럼 항상 오차 없이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원리와 기본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주식
경기변화를 6개월 전에 반영
부동산
경기변화를 그대로 반영
성장주
경기둔화, 금리인하 시기에 상승
가치주
경기상승, 금리인상 시기에 상승
주식이란 기업의 지금 상태를 반영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상황을 선반영하는 특성이 있다.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면 지금의 경제지표를 가지고 앞으로 6개월 후를 전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래 시장의 기대감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경기 하락이 주식시장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부동산은 주식처럼 매일 사고팔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에 후행하거나 최근에는 동행하는 성격이 짙어졌다. 따라서 실제 경기가 좋아지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주식시장보다 한걸음 늦게 움직이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아홉 가지 경제지표를 꾸준히 관찰하면서 경제 기사를 본다면 이러한 자산시장의 변화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자본을 늘리는 정기예금, 적금과 같은 금리형 기반의 기본을 지키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