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성미 l 사진 김성진
글 이성미 l 사진 김성진
“좋은 스승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거기에 가까워지려 노력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학생들에게 마음을 다하면
그들도 알아줄 거라고 믿으며 최선을 다한 것뿐이죠. 수업 시간 동안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으려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1992년 파주 문산고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한 김위경 교장은 의정부고등학교, 양주 고암중학교, 회천중학교,
덕계중학교, 송양중학교 등을 거쳤다. 32년 차 베테랑 과학 교사지만 그는 한 시간 수업을 위해 열 배의 시간을
들였다.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교과서 속 그림으로 설명하기보다 수시로 과학실을 오가며 학생들이 직접 눈으로 실험 과정을 관찰하게 했고,
손수 만든 교재와 프레젠테이션으로 원리를 이해하게 했다. 과학 수업은 학생들에게 늘 즐거운 이벤트였다.
“수업만 하면 시간이 왜 그렇게 빨리 가는 지 모르겠어요. 수업 시작한 지 10분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종이 울려요.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은 적도 있어요. 수업에 몰입한 학생들을 바라보며 얻는 기쁨, 수업을 마치고 얻는 쾌감, 교사가 아니면 평생 느끼기 어려운 감정일 거예요. 참 귀한 감정이죠.”
김위경 교장의 이벤트는 정규 수업이 끝난 후에도 계속됐다. 토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방과후교실을 운영하기도
했다.
또 김위경 교장은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가 추진하는 소외계층 영재 교육 ‘희망영재’ 사업 초창기부터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경기도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에서 다년간 영재 교육 지도교사로 활동하면서
영재 학생 발굴과 교육에도 힘썼다. 이외에도 환경보호 교육 등 과학 특성화 교육을 적극 전개했다.
지역에서 ‘과학 잘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이름난 덕분에 지역사회 및 외부 기관과 협업도 잦았다.
2007년에는 경기도 동두천소방서와 양주소방서로부터 “학생을 대상으로 한 소방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고 관련 교구와 자료를 자체 연구·개발해 지도했다. 분진 폭발 원리, 증기 위험성,
물속에서 전기의 위험성, 소화(消火) 방법 등을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설명한 덕분에 인근 지역 학생들은
소방 안전의 필요성과 화재 대응 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과학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늘 앞장섰다. ‘과학 싹 큰 잔치’, ‘경기과학축전’, ‘청소년 별자리 과학축제’ 등
학생과 시민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일일 과학 선생님이 되었다.
오랜 교과 연구와 교재 개발로 노하우가 쌓인 김위경 교장은 동료 선생님들의 선생님이 되었다. 특히
‘컨설팅장학지원단’으로 활동하면서 동료 교사들의 역량을 키우고 신임 교사가 겪을 시행착오를 함께
줄여나갔다.
김위경 교장은 양주 고암중학교 교감을 거쳐 올해 3월 개교한 율정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이제
관리자로서 교사들에게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사들이 학생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동료 교사끼리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다.
“율정중학교 교장으로서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일에 힘쓰고 싶어요. 학생들이 ‘수업이 재밌다’,
‘학교가 좋다’라는 마음으로 매일 학교에 오면 좋겠어요. 선생님도 마찬가지고요.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있다’라는 자부심, 또 ‘교사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라는 만족감을 품는 교사가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교사로서 부끄럽지 않으려 했던 노력과 동료 교사에게 보탬이 되고자 했던 관심은 곧 사랑이었다.
노력과 관심이 사랑으로 진화하는 아름다운 과정이 율정중학교에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