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도 키우고 봉사도 하는 박현성 표 ‘사제동행 봉사’
박현성 교사의 교직 인생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아마 ‘실천’이 아닐까. 그는 무엇이든 직접 배우고 실천하며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전한다. 그중 그가 가장 오랫동안 공들여 온 활동은 봉사다. 노인 복지시설, 보육원, 장애인 복지시설을 가리지 않을뿐더러
인증 시간 2,800시간, 비인증 시간을 포함하면 4,000시간을 봉사에 헌신했다.
그가 봉사를 결심한 계기는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어린 시절 치매에 걸리신 외할머니를 위해 지역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분들이 할머니를 봐주러 집에 한 번씩 오시곤 하셨어요. 그때 ‘지금은 우리 가족이 누군가에게 사랑받지만 나도 언젠가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다 초급 장교로 병역을 마친 뒤 교사로 발령을 받고는 여유 시간에 봉사
활동을 시작했어요. 동료 교사였던 아내도 함께 봉사 활동을 하다 만나 저에게는 여러모로 뜻깊었지요.”
이전에는 동료 교사들과 봉사를 하러 다녔다면 지금은 희망하는 학생들과 함께 ‘사제동행 봉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는 한 가지 규칙이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 한 가지를 개발해 봉사에 참여해야 한다. 빨래, 설거지, 청소 같은 간단한
활동 대신 재능을 개발하는 계기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봉사 활동의 개념을 바꾼 거죠. 내가 잘하는 재능을 키워 다른 사람과 나누는
선순환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는 지금도 주중에는 경남 함양에 위치한 산촌유학교육원에 머물다 주말이면 자택이 있는 김해로 돌아가
제자들과 봉사 활동에 매진한다.
교육 효과도 확실하다. 흔히 말하는 불량학생들도 봉사 활동을 갔다 오면 자신을 돌아보며 교화되고, 재능이 부족한 아이들은 자신감을
키워 스스로를 갈고닦는 시발점이 된다. 그가 하는 봉사는 직접 활동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종 경진대회나 표창장을 수여해 획득하는
상금을 1+1로 기부하며 물적인 지원도 더하고 있다. 100만 원의 상금을 받으면 사비로 100만 원을 더해 기부하는 식이다. 그는 이렇게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봉사 활동을 통해 교육부장관상, 보건복지부장관상, 여성가족부 장관상 등 유수의 상을 수상해 받은 상금을
봉사 활동지로 환원하고 있다.
‘내 인생을 바꿔준 선생님’을 향한 노력
박현성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박현성 구은복 선생님의 행복이 가득한 미덕교실 이야기」라는 저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무료로 제공하고 강의를 여는 재능 기부, ‘찾아가는 북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200회 이상 실시했으며
학부모, 학생, 동료 교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교육학자들은 한국 교육 현장이 입시 위주로만 돌아간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제가 체험하고 생활하는 학교는 행복한 일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행복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 더 많은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그는 교사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데도 최선을 다한다. 학생 지도 관련 자격증이 100여 개인 데다 6,700시간,
450학점이라는 연수 시간과 학점을 기록할 정도로 교직 전문성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는 음악, 글쓰기, 과학, 발명 등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의 재능을 직접 발굴하고 지도하고자 했기에 이런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다. 덕분에 현재는 배움 중심 수업 전문가로 다른
교사들을 연수해 주는 교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그이지만, 목표하는 것은 대단하지 않다. “평범한 선생님으로 남아 나를 기억해 주는 제자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뿐입니다. 모든 선생님이 그렇듯 학생들을 지도할 때 잘되기를 바라는 그 마음을 알아주고, ‘인생이 변화된 것 같아요’라고 말해 주는
제자들이 있다면 그들과 나중에 만나 밥 한 끼 먹는 것이 꿈입니다” 이런 소박한 꿈과 함께하는 그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바쁘게 움직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