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미경 / 사진 이용기
‘자식 같은’ 선생님들에게 응원과 위로를 전하고 싶어서
‘내리사랑’이라는 우리말이 있다. 손아랫사람에 대한 손윗 사람의 사랑을 뜻하는 말이다. 오늘의 커피트럭은 그 단어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손주 같은’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살피기 위해 이 학교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한 어른이, ‘자식 같은’ 선생님들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교직원공제회에 응모 사연을 보내면서 성사된 일이기 때문이다. 대전 탄방중학교의 ‘배움터 지킴이’로 활동 중인 신창열 회원이 그 주인공이다. 아래로 흘러가는 그의 깊은 사랑이,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스승의 날에 고귀한 가치를 불어넣는다.가장 좋은 계절에 만나는 가장 따뜻한 ‘쉼표’
학교 밖 가로수들이 신록으로 옷을 갈아입은 5월 15일 오후 1시 30분, 탄방중학교 체육관동 1층 주차장. 일찌감치 도착한 커피트럭이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빛을 머금고 있다. 선생님들에게 건넬 카네이션을 함께 싣고 왔기 때문이다. 빛 고운 카네이션과 맛 좋은 음료, 알차게 구성된 「The-K 매거진」까지…. 빈손으로 달려온 선생님들이 한 아름 선물을 안고 각자의 교실로 되돌아간다. 세 학교의 선생님들은 평소 대화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러던 이들이 커피트럭을 매개로 서로 따뜻이 인사를 나눈다. 교육공동체이자 마을공동 체임을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다.SNS로만 접해본 커피트럭이 우리 학교에 오다니, 정말 신기하고 행복합니다. 응모 사연을 보내주신 선생님이 아버지뻘이라서 더 감동이에요. 그분의 따뜻함을 눈 밝게 알아보고, 기꺼이 달려와 주신 한국교직원공제회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저는 교사가 된 지 이제 2년째인 ‘새내기 선생’이에요. 체육 교사라 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면서 아주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어요. 학교의 주인공은 ‘학생’인데 오늘만큼은 우리가 주인공인 듯해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 맞게 될 스승의 날마다 오늘을 떠올리며 웃을 것 같아요.
우리 학교 교무부장 선생님이 ‘오늘 옆 학교로 커피트럭이 온다’고 알려주셔서 기꺼이 왔어요. 레모네이드를 채 마시기도 전에 벌써 엔도르핀이 도는 기분이에요. 대전고등학교에서 충남고등학교로 온 지 이제 두 달 반이 지났어요. 선생님들도 따뜻하시고, 아이들도 예쁘고, 동네 분위기도 따스해요. 덕분에 새 학교에 적응하느라 겪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습니다. 이곳에서의 모든 날이 좋지만, 오늘이 특히 더 좋네요. 교사 생활 11년 차인데, 교사들을 위 한 커피트럭은 처음 경험해 봅니다. 뜻밖의 선물을 안겨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2018년 6월 충남기계공고에서 정년퇴직한 뒤 이듬해부터 이곳 문정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있어요. 시설관리가 제 업무예요. 학교 곳곳의 망가진 시설들을 수리하고, 화단을 비롯해 학교 환경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커피트럭을 이곳으로 불러준 분이 저처럼 퇴직 했다가 다시 학교로 오신 분이라고 들었어요. 그 사연을 알고 나니, 왠지 더 애틋하고 고마웠습니다. 전 오늘 여기서 쌍화차를 마셨어요. 일교차가 심해져 건강을 해치기 딱 좋은 때인데, 좋은 성분 가득한 차 한잔을 하고 나니 몸이 아주 가벼워진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