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감정 표현으로 시작하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
제12회 대한민국 스승상 근정포장을 수상한 송미옥 교사에게 이번 상은 그 어떤 포상보다 뜻깊다. 다른 누구도 아닌 학생들이
“우리 선생님이야말로 대한민국 스승”이라는 말로 직접 추천해 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선생님을 알아준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라고 한 송미옥 교사는 추천해 준 아이들에게 수상 소식을 알려주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넘치게 감격하고 있었다.
송미옥 교사의 이번 수상은 학교폭력 예방과 학교 안전 문화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대응하기가 가장 두렵고
힘들다는 학교폭력과 직접적으로 맞닥뜨린 것은 송미옥 교사가 2014년 학교폭력 전담교사를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이 시기를
두고 “학교폭력이 일어났을 때 나올 수 있는 모든 말과 상황을 다 겪었고, 학생과 학부모가 쏟아내는 감정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받아냈다. 밤에는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사직서를 품고 다녔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 시기를 거치면서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았다.
“대부분 학부모님이 자기 아이가 당한 사실보다 폭력이 일어났던 그 상황에서 아이가 드러내지 못한 감정에 집중하셨어요.
‘우리 애가 그 상황에서 아무 말도 못 했어요’, ‘한마디도 못 했어요’, ‘차라리 그때 이렇게라도 표현했으면 제가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이런 얘기를 정말 많은 분이 하셨습니다.”
송미옥 교사는 바로 그 지점에서 “평상시에 아이들에게 자기감정을 바르게 표현하는 교육을 하면 학교폭력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겠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이들과 함께 인성 수업 중인 모습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위한 모두의 소중한 발걸음
그때부터 송미옥 교사는 본격적으로 공부와 연구를 시작했다. 교육과정에 ‘친구와 친하게 지내요’, ‘친구를 존중해요’가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힘들 때 ‘그건 불편해’, ‘나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라는 교육이 없다는 걸 알았고, 아이들이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 그걸 자기 잘못이라고 여긴다는 사실도 터득했다. 자연스럽게 송미옥 교사의 교육은 자기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언어폭력 예방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학교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학생 인성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경기도교육청 학교폭력예방 교재 「별별 프로그램」에
집필진으로 참여하게 됐다. 또 ‘경기도 교육청 안전교육연구단’으로 활동하며 교육자료 개발을 통해 학교 안전 문화 활성화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많은 것의 밑바탕은 인성이고, 거기에 대한 기준을 교사들이 분명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가르치는 것을 1년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든 원칙을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려고 했고, 그 힘은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지혜에서 나온다고 믿었기에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송미옥 교사의 교실에는 원칙이 있다. 학기 시작 첫날에는 말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치고, 둘째 날은 아이들 스스로 교실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만든다. 셋째 날에는 아이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서클 게임을 하며 친해지고, 넷째 날에는 등을 맞댄 채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상대가 나와 같이 존중받아야 할 사람임을 인지하고, 나중에 다툼이 생겨도 ‘등 대화’를 통해 진심
어린 사과나 용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학생과 진실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교사라는 직업은 정말 중요하고 귀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변화는 진실한 대화를 이끌어낼 때
나오고, 그 진실한 대화는 학생이 용기를 내야만 가능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벽이 높아도 결국은 아이가 용기를 내준다는 사실에
저는 늘 감동을 받습니다.”
교육자로서 회의만이 가득했던 초임 시절을 지나 지금은 아이들과 주고받는 사랑으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송미옥 교사. 그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더 많은 공부와 연구를 통해 학교 안 평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힘주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