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해원 푸드 칼럼니스트
글 황해원 푸드 칼럼니스트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문정훈 교수는 올해 주목할 식품·외식 트렌드로 ‘건강식’과 ‘나심비’를 꼽았다.
나심비는 ‘나의 심리적 만족 비율’을 줄인 말로, 소비자들이 제품(음식)이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오롯이
자신의 기준에 맞추는 소비 현상이다. 여기에 건강식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면서 이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하는 음식으로 ‘포케(Poke)’가 주목받고 있다.
포케는 깍둑썰기를 한 생선회와 다양한 채소를 소스에 비벼 먹는 일종의 샐러드 요리이자 하와이 전통 음식이다.
하와이에서 ‘포케’는 ‘자르다’, ‘조각 내다’라는 뜻으로 쓰는데, 네모나게 썰어 올린 생선의 모양새를 보고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하와이에서 포케를 먹기 시작한 이들은 뱃사람과 해안가 주민들이었다. 어부들은 갓 잡은 참치를 손질하고
남은 자투리를 뭉텅뭉텅 썰어 갖가지 채소와 곁들여 끼니를 해결했고, 각 가정에선 깍둑썰기한 생선회에 취향껏
해조류나 채소류, 견과류 등을 더해 먹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하와이로 넘어간 일본 이민자들의 영향으로
밥과 간장, 참기름이 추가되면서 좀 더 식사다운 형태로 진화했다.
미국 본토에 포케 붐이 시작된 것은 2016년 무렵이다. 하와이에 관광객이 급증하고 건강식에 관한 관심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포케 전문점이 늘어났고, 언론도 포케 열풍 기사를 앞다퉈 다루기
시작했다. 날생선이 익숙지 않은 당시 미국에선 구운 새우나 연어, 스테이크, 아보카도, 다양한 종류의 곡물과
견과류, 과일 등을 넣어 포케를 만들었다.
풍부한 재료 덕에 속이 든든하면서 맛도 있고, 채소와 단백질 식품 위주의 건강식 샐러드에 밥까지 곁들일 수
있으니 시간적, 물리적 제약이 많은 현대인에게 이만큼 완전한 메뉴가 없다.
2016~2017년 웰빙과 건강식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며 국내에도 샐러드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겼으나 대부분 문을 닫았다. 이유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샐러드를 소비하는 여성 고객을
위주로 메뉴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생채소에 생선을 곁들여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다는 점에서 2% 부족했던 샐러드 시장의 한계를 넘어
건강식으로 포케가 다시 각광받게 됐고, 여러 포케 전문점은 생참치에 채소와 밥을 곁들이는 하와이식
포케뿐 아니라 미국에서 유행한 다채롭고 화려한 포케 메뉴도 함께 구성해 선보였다.
우선 포케는 곡물이나 육류, 해산물처럼 익혀야 하는 일부 재료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덮밥용 그릇에 가지런히 담아내기만 하면 되기에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다. 취향에 맞게
다양한 채소와 재료를 준비해 그릇에 담고 간장 소스나 유자 소스, 참깨 소스 등을 부어 비벼 먹으면
그 자체로 푸짐한 한 끼 건강식이 완성된다.
가장 기본적인 포케를 만들어봤다면, 두 번째로는 포케를 응용한 색다른 요리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특히 8월 휴가철에 포케 재료로 김밥을 만들어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도 추천한다. 김에 밥을 깔고
생연어나 생참치, 채 썬 양파, 아보카도, 버섯, 캔 옥수수 등 기호에 맞는 포케 재료를 넣고 돌돌 말아
싼다. 이때 생연어나 생참치, 스테이크 등 메인 재료는 소스에 한 번 버무린 후 김밥 재료로 넣는다.
야외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건강식이자 포케의 또 다른 변주인 셈이다.
• 재료 | 퀴노아 1컵, 새우 6마리, 마늘 6쪽, 로메인 2장, 할라피뇨 1개, 양배추 1장, 당근 1/6개, 올리브유·식용유 적당량씩,
파프리카 파우더·다진 이탈리안 파슬리·검은깨 약간씩, 소금·후추 약간씩 레몰라드 소스 마요네즈 1큰술, 디종 머스터드 1/2큰술, 다진 안초비·다진 케이퍼·올리브유 1/2작은술씩, 소금·설탕·후추 약간씩 |
• 재료 | 자숙 문어 100g, 톳 20g, 불린 쌀 1/2컵, 두부 1/4모, 망고 1/4개, 오이 1/6개,
녹차 가루·옥수수(통조림)·완두콩·아몬드 1큰술씩, 녹말가루·식용유 적당량씩, 굵은소금·다진 실파 약간씩 문어 양념 올리브유 1큰술, 레몬즙·올리고당 1작은술씩, 설탕 약간 크리미 참깨 소스 마요네즈 1큰술, 참깨·올리고당·라임즙 1/2큰술씩, 간장 1/2작은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