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라희 l 사진 신지혜
글 정라희 l 사진 신지혜
홍준성 교사가 근무하는 남대구초등학교는 ‘프로젝트 학습’ 선도 학교다. 학습자들이 주도적으로
배움을 추구하는 주제 중심 프로젝트 학습을 20년 가까이 지속해 오고 있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프로젝트 학습에 관심 있는 교사들은 남대구초등학교의 성공 사례에 관심이 많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홍준성 교사를 비롯한 여러 교사가 학생들의 주도성을 이끄는 프로젝트 학습을
수업에 접목하고 있다. 2014년 임용 후 어느덧 교직 생활 11년 차에 접어든 홍준성 교사 역시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다양한 수업 혁신 사례를 만들었다.
“교육 현장에서 프로젝트 학습을 시도해 온 역사는 꽤 깊습니다. 교육과정마다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성이 다른데 그에 따라 맥을 함께해 왔죠. 프로젝트 학습을 선도해 온 남대구초등학교에도
여러 선생님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사례가 있어요. 2022 개정 교육과정 이후 다양한 교과를
융합하다 보니 최근 들어 프로젝트 학습의 필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홍준성 교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습자의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교과 교육과정을
개발하고자 ‘깊이 있는 학습’을 제안한다”라고 전한다. 이와 함께 ‘삶과 연계한 학습’, ‘교과 간 연계와
통합’,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이 강조되고 있다. 그는 한 기고문에서 이러한 교육이 “학습자의 삶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을 재구성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프로젝트 학습은 여러 교과를
융합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 방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교과목을 아울러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교수자와 학습자가 함께하는 것이 프로젝트 학습의 특징이다.
프로젝트 학습은 스스로 질문하고 방법을 찾아 결과를 내기에 학생들 역시 프로젝트에 애착을 갖고 임한다.
한 차수에 국어면 국어, 수학이면 수학 한 과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몇 주에 걸친 긴 호흡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기에 교사만의 노력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홍준성 교사는 프로젝트 과정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기르도록 교육한다.
“자발적으로 활동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평가 방식을 구성하면서 학생들의 주도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연구 활동을 진행합니다. 제가 기획한 프로젝트 노트를 활용해 아이들이 프로젝트의 목적을 이해할 수 있게 방향성을 제시해요.”
프로젝트 노트에는 ‘질문을 만드는 법’은 물론 ‘생각을 나누는 법’, ‘배움을 정리하는 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더불어 자기 성찰 평가를 통해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 참여도를 돌아볼 수 있도록 노트를 구성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배움의 재미를 느끼고,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도 커진다.
“타공 노트를 활용해 활동지가 늘어나면 계속 추가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한 장으로 시작한 프로젝트 노트가
갈수록 두꺼워집니다.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성찰’과 ‘연결’을 하면서 학생 스스로 학습 내용을 계속해서 점검하고, 피드백하는 경험을 합니다.”
홍준성 교사는 아이들이 질문하는 데 익숙해지도록 방법론도 제시한다. 육하원칙을 이용해 질문을 만들기도 하고, ‘사실’ 혹은 ‘탐구’에 대한 유형에 따라 질문을 구성하게 한다. 어떤 사물이나 주제에 주목해 질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2023년에 진행한 ‘함께 바꿔요! 학교 가는 길’ 프로젝트는 교사와 학생은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얻은 사례다. 주택이 밀집한 골목길에 있는 남대구초등학교의 통학로는
이면도로로 구성되어 있어 보행자 안전에 유의해야 했다. 등하굣길을 매일 이용하는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을 답사하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며, 행정기관을 방문해
면담을 신청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탐구하면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출했고,
실제 주민 참여 예산 사업에 제안했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행정기관 담당자도
‘업무 추진 과정에서 아이들의 의견이 더해지면 설득력이 커진다’며 주민 참여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이후 도로에 보행자를 위한 표시가 생겨 아이들도 보람을 느꼈습니다.”
한편 ‘우리가 쓰는 역사 이야기’라는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학생들이 공부하고 정리한 원고를
바탕으로 책을 엮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학습하면서 역사적 사실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삶에 적용하는 해법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들이 참여한 프로젝트가
삶과 연결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도 배움을 이어가는 원동력이다. 생성형 AI가 보편화되면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즘일수록 개념을 기반으로 한 탐구 학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념을 바탕으로 일반화된 지식을 구성하는 탐구 방법은 시대와 교과를 초월하는 교육
방법입니다. 지식 습득을 넘어 교실 밖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고요.
이러한 학습의 출발점에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질문이 있습니다. 더불어 자신이 배운 것을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책임감도 중요한 요소이고요.”
결국 배움이란 혼자만 잘 살기 위한 생존법이 아닌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공존법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홍준성 교사 역시 교사로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교육에
손을 보태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