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행복의 열매 > 소소(笑笑)한 경제  

소소(笑笑)한 경제

퇴직자 노리는
투자 사기 경고등
소소(笑笑)한 경제01
소소(笑笑)한 경제01

‘피해 주의보’나 ‘투자 사기 주의보’라는 말이 이제 낯설지 않다.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사기 수법은 점점 정교해진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딥페이크(deepfake)’ 같은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며 사기 행위는 한층 고도화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퇴직자를 노린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피해를 막으려면 이런 수법을 미리 파악하고 철저히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글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경제학박사,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저자

스미싱, 보이스 피싱, 이메일 피싱, 딥페이크 사기까지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은퇴를 앞두었거나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퇴직자라면 이제 가진 돈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퇴직자들이 평생 모은 돈을 잃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디지털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 둘째, 투자 사기를 당하는 경우, 셋째, 인지장애로 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다.
먼저 디지털 범죄 사례를 살펴보자. 과거에는 문자(SMS)나 이메일로 개인정보를 빼내는 스미싱(smishing)이나 전화로 사기 행위를 벌이는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이 전형적인 디지털 범죄 유형이었다. 이메일 주소와 문자를 꼼꼼히 확인하거나 모르는 전화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범죄 예방 의식이 높아지자 범죄 수법도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계기를 사용해 인터넷전화나 국제전화를 ‘010’ 핸드폰 번호로 위장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또 유명 소비자보호센터나 권리보호센터로 사칭해 이메일 피싱을 시도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기술은 가족이나 지인으로 가장해 목소리와 영상을 조작해 피해자의 신뢰를 얻어 재산을 노리는 수법이다.

심리적 압박감을 파고드는 투자 사기꾼

스미싱이나 보이스 피싱이 순간의 실수를 노리는 범죄라면, 투자 사기는 퇴직자의 불안감을 역이용하는 수법이다. 특히 노후 자금이 부족한 퇴직자일수록 ‘더 늦기 전에 돈을 벌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에 사로잡힌다. 사기꾼들은 바로 이 심리를 파고든다.
매월 고수익을 약속하는 상품이라며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하거나 가짜 금융회사 웹사이트를 만들어 신뢰를 얻으려 한다. 예를 들어, 기업공개(IPO)를 앞둔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면 수십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거나 공모주 물량을 미리 빼돌려 싸게 판다는 식으로 접근한다.
부동산 사기도 빠지지 않는다. 사기꾼들은 거짓 개발 정보를 진짜처럼 꾸미고, 임대 수익을 원하는 퇴직자들에게 수익형 부동산을 미끼로 제공한다.
디지털 범죄나 투자 사기 못지않게 퇴직자들이 경계해야 할 또 다른 위험이 있다. 바로 인지장애로 인한 비이성적 투자 의사 결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지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기 시작하고 합리적 판단 능력도 떨어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자신감은 더 충만해진다.
특정 분야에서 두드러진 능력이 있다고 해서 투자에서도 전문가일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실제로 아이작 뉴턴은 주식시장 붕괴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중에도 주식투자로 큰돈을 잃은 사람이 적지 않다. 투자는 능력이 아닌 시간과의 싸움임을 명심해야 한다.

퇴직 후 필요한 세 가지 자산 바구니

은행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투자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순간 수익은커녕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으며, 심지어 원금을 전부 잃을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퇴직 이후에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투자 규모를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은퇴 자금을 축적하는 시기에는 대출을 활용해 다소 공격적인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은퇴 이후, 자금을 인출해 생활비로 써야 하는 상황에서는 무리한 투자가 재정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연금이 나온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 수령자라고 해도 퇴직 후에는 세 가지 자산 바구니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 분할급여금처럼 매월 안정적으로 연금이 들어오는 생활비 자산 바구니, 은행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성장형 자산 바구니,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최소 6개월 치 생활비를 현금 형태로 보유한 비상 자금 바구니다.
투자는 반드시 성장형 자산 바구니에 담긴 여윳돈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설령 사기를 당하더라도 재정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금을 한꺼번에 찾아 투자하거나 주택을 담보로 무리하게 사업에 뛰어드는 행동은 절대 삼가야 한다.
또 ‘공짜 점심은 없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 사기꾼은 공짜를 탐하는 사람을 1순위 표적으로 삼는다. 재산을 지키는 가장 큰 지혜는 신중함과 절제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안정적인 노후를 설계해야 한다.케이 로고 이미지

소소한 경제02
소소한 경제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