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서울대학교 의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 현역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이자 통합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겸임교수. 신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확한 건강 정보와 각종 질환의 오해와 진실을 소개한다.글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서울대학교 의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 현역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이자 통합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겸임교수. 신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확한 건강 정보와 각종 질환의 오해와 진실을 소개한다.
축농증이라 불리는 부비동염은 코 내부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 알레르기 등을 계기로 발병한다. 코는 얼굴뼈 속에 있는 빈 공간과 연결된 신체 기관으로, 이 연결
공간을 부비동이라고 부른다. 부비동에는 공기가 차 있어 ‘공기주머니’라고도 불리며, 두개골의 무게를
줄이고 목소리를 울리게 해 청아한 소리가 나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부비동에는 ‘자연공’이라는 창문이 있다. 이곳을 통해 공기가 드나들며 적절한 온·습도를 유지한다. 또
미세섬모(가느다란 코털)는 자연공을 통해 나쁜 물질을 내보내며 콧속 위생을 관리한다. 하지만 감기, 비염,
구조적 이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자연공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콧속 위생이 나빠지고, 세균
감염으로 공기주머니에 농이 고이게 되면 부비동염이 발생한다.
부비동염은 찬 공기와 건조한 실내 환경 탓에 겨울철에 더 자주 발생한다. 찬 공기는 자율신경계의 방어 작용으로 비강 점막을 부풀게 만든다. 혈관운동성 비염이 있는 사람은 찬 공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혈관운동성 비염은 뜨거운 음식, 차가운 기온, 연기, 냄새 등으로 인해 코 내부 혈관이 넓어져 갑작스레 콧물이 흐르는 질환이다. 또 겨울철 건조한 실내 환경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급성 부비동염은 감기나 비염에 의해 자연공이 막혀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드문 경우지만, 치아의
문제나 임플란트가 원인이 되어 부비동으로 염증이 전파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은
기도 점막에 알레르기성 염증을 유발해 부비동 입구를 막는 원인이 되므로 천식,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아스피린 과민증 역시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콧속에 물혹이 잘 생기고 부비동 입구가 막힐 수 있다.
부비동염의 주요 증상은 코막힘, 누런 콧물,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後鼻淚)다. 이는 콧물, 재채기,
가려움이 특징인 비염과는 차이가 있다. 코막힘이 심하면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생길 수 있으며, 묵직한
압박감으로 안면 통증도 나타난다. 후각 저하 역시 흔히 동반된다.
부비동염은 한번 걸리면 증상이 최소 23주, 길게는 수 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
특히 급성 부비동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급성염증이 반복되면 23개월 이상 지속되고 만성이 될 수 있다. 만성
부비동염은 약물 치료가 어렵고, 외부 자극이 사라져도 코의 과도한 염증 반응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급성 부비동염은 보통 2~3주의 짧은 기간 동안 나타나며,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필요에 따라 스테로이드 비강 분무제, 항염증제, 혈관수축제를 추가로 사용하기도 한다.
증상이 나아지더라도 염증을 완전하게 제거하기 위해
약을 2~3주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만성 부비동염의 주요 증상은 급성 부비동염과 마찬가지로
누런 콧물, 코막힘, 후각 감퇴 그리고 후비루 등이 있다. 이와
더불어 기침, 얼굴 통증, 치아 통증, 구취가 동반될 수 있다.
건조하면 코점막이 더 많이 붓고 끈적한 콧물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평소 컵에 물을 담아 두는 것이 좋다. 또 코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될 수 있는 생활 환경이 필요하다.
실내 온도는 22℃, 습도는 50~60%로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잠잘 때 얼굴 쪽으로 외풍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 가습기가 직접적으로 향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무엇보다 감기나 코로나19 같은 호흡기질환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교차가 크고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날씨에는 외출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손과 발을 씻고 양치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 콧속 세척도 함께 하면 유익하다. 요즘 약국에서는 코 세척기를 판매하므로 이를
잘 활용하면 된다. 코 세척은 체온 정도로 데운 식염수를 코 한쪽으로 흘려보내어 다른 쪽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으로, 코점막을 물리적으로 청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드물게 세균 감염 위험이 있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고 사용법과 주의 사항을 숙지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