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채진서 l 사진 성민하
글 채진서 l 사진 성민하
가장 멋진 모습과 자랑하고 싶은 순간을 한 컷에 담은 이미지와 화려한 영상이 넘쳐나는 SNS
사이에서 김연민 교사가 만든 인스타그램 ‘학교한줄’은 더욱 특별하다. 포스트잇에 손 글씨로 쓴
짧은 문장을 업로드하며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선생님들과 소통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 했어요. 학교에서 느낀 힘들었던 일,
재미있었던 일, 교육과 관련한 이야기를 포스트잇에 써서 그걸 사진으로 찍어 그대로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초등교사는 각 교실에서 혼자 아이들을 상대하면서 느끼는 고립감
같은 게 있거든요. 그래서 ‘나 힘든데, 너도 힘들지? 다 똑같아’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초등교사는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 바로 옆 교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알기 힘들고, 마치 떨어진 섬처럼 고립되기 쉬워 교실 안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크다.
‘학교한줄’을 시작하자 처음에는 비슷한 경험이나 생각을 공감하는 교사들이 댓글을 달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교사들의 마음과 입장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학부모들도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교사가 꿈인 학생은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며 댓글을 남겼고,
일반인도 참여해 “교사의 좋은 면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며 서로의 추억과 경험을 공유했다.
‘학교한줄’에는 소소한 일상뿐 아니라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적 내용도 올라온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교사들의 고민이 많아지고 어려움이 커졌습니다.
또 교육 현장에서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면서 교육정책에 관한 진지한 고민과 비판적인 내용이
다뤄지기 시작했죠.”
가장 멋진 모습과 자랑하고 싶은 순간을 한 컷에 담은 이미지와 화려한 영상이 넘쳐나는 SNS
사이에서 김연민 교사가 만든 인스타그램 ‘학교한줄’은 더욱 특별하다. 포스트잇에 손 글씨로 쓴
짧은 문장을 업로드하며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선생님들과 소통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 했어요. 학교에서 느낀 힘들었던 일,
재미있었던 일, 교육과 관련한 이야기를 포스트잇에 써서 그걸 사진으로 찍어 그대로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초등교사는 각 교실에서 혼자 아이들을 상대하면서 느끼는 고립감
같은 게 있거든요. 그래서 ‘나 힘든데, 너도 힘들지? 다 똑같아’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초등교사는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 바로 옆 교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알기 힘들고, 마치 떨어진 섬처럼 고립되기 쉬워 교실 안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크다.
‘학교한줄’을 시작하자 처음에는 비슷한 경험이나 생각을 공감하는 교사들이 댓글을 달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교사들의 마음과 입장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학부모들도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교사가 꿈인 학생은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며 댓글을 남겼고,
일반인도 참여해 “교사의 좋은 면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며 서로의 추억과 경험을 공유했다.
‘학교한줄’에는 소소한 일상뿐 아니라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적 내용도 올라온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교사들의 고민이 많아지고 어려움이 커졌습니다.
또 교육 현장에서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면서 교육정책에 관한 진지한 고민과 비판적인 내용이
다뤄지기 시작했죠.”
김연민 교사는 ‘학교한줄’ 외에도 교육 미디어 커뮤니티인 ‘에듀콜라’를 운영한다. ‘에듀콜라’에서는 에세이, 교육자료, 수업 노하우
등이 공유되며 교사들의 전문성이 잘 드러나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글쓰기를 좋아해 혼자 블로그를 운영했어요. 그러다가 선생님들과 함께 글쓰는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 싶어 여러 선생님을 모아
함께 시작하게 되었죠. 글쓰기를 통해 학교 이야기를 나누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공감하고 격려하면서 각자의 전문성을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님들이 공개수업을 보러 오시기도 하지만 교사들이 얼마나 많이 노력하고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잘 모르세요. 교사들이 어떤 수업을 하고 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교사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에듀콜라’가 전문적인 내용이나 긴 에세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이라면, ‘학교한줄’은 짧은 한 문장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김연민 교사는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여러 채널을 운영하면서 교사 간 공감뿐 아니라 세상과 이해의 폭도 넓혀가고
있다.
대부분 교사 커뮤니티는 교사들만 참여할 수 있지만 ‘에듀콜라’와 ‘학교한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벽을
허물었기에 오히려 더 큰 울림과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교실에서 정말 힘든 일을 겪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교사는 결코 혼자가 아니며 서로 깊이 연대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교육 현장이 유지된다는 것을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공감해 주셔서 감사하죠.”
“선생님들과 소통할 방법을 고민했어요. 학교에서 힘들었던 일, 재미있었던 일, 교육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포스트잇에 써서 사진으로 찍어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나 힘든데, 너도 힘들지? 다 똑같아’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김연민 교사가 교직을 택한 이유는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군 제대 후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 그는 아이들을
군대처럼 통제하며 복종을 강요하려 했다고 고백한다. 교사로서 첫날 아이들에게 건넨 말은 “얘들아, 안녕”이라는 인사가 아닌
“줄 맞춰”라는 명령이었다.
“무서운 선생님으로 소문나고 ‘악마쌤’이라는 별명이 생겨도 속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제 아이들이 더 쉽게 통제되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화를 내도 통제가 되지 않는 아이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화를 내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아이가 왜 그러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교사로서 달라지기 시작했죠.”
교직 생활 17년 차가 된 김연민 교사는 수많은 학생을 만나며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김연민 교사의 별명은 지금도 여전히 ‘악마쌤’이다.
“제가 먼저 아이들에게 옛날에 별명이 ‘악마쌤’이었다는 이야기를 해요. 이제는 ‘아낌없이 마구 주는 쌤’이 되겠다는 각오이기도
하고, 처음 교사 시절의 모습을 반성하며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어요.”
원래 꿈이 작가였다는 김연민 교사는 이미 몇 권의 책을 출간하며 작가로서의 꿈도 이루었다. 17년 차 교사로서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들이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학생들에게 대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쓴 책 『착한 공부법』은 그 결과물 중 하나다. 또 『민주적 학급살이』를 통해서는 학습 코칭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 바로 학교에서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업하는 동안 학생들과 가능하면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최고의 수업 방법은 좋은 대화인 것 같아요. 교실 안에서 학생들이
평화롭고 안전하며 민주적이라고 느끼면 서로 소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죠.”
학부모와의 소통이 교육 효과를 높인다는 사실을 깨닫고 『초등 학부모 상담』도 집필했다. 학부모 상담의 중요성은 9년째
학교폭력 담당 부장을 맡으면서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 또 『어린이는 언제나 나를 자라게 한다』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부터 교사로서 아이들을 만나며 자신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했는지에 대한 진솔한 에세이다.
“17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동안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성장했어요. 교사와 학생은 가르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가르치는 관계인 것 같아요. 아이들 덕분에 더 좋은 교사로 성장할 수 있었고, 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현재 만나는 아이들과 잘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계속 교실 안팎을 넘나들며 소통을
통해 행복을 키워가고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혀가겠다는 김연민 교사.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공동체
속에서 김연민 교사는 오늘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