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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23 Vol.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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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미래 사회의 변화를 즐기는 진로탄력성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학자들은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의 등장으로 현재 60%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인간의 역할이 기술로 대체되리라 전망한다. 이러한 위기론의 반대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하는 일의 역할과 성격이 달라질 뿐 인간이 필요 없는 직군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 예견하기도 한다. 이 모든 미래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며 불확실하다. 다만 현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달해 사회가 급변할 것이라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한 가지 직업 혹은 두 가지 직업으로 평생 먹고살았던 부모 세대와 달리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네 가지 이상의 직업을 경험할 것이다. 이직·전직의 가능성이나 진로 변동성이 매우 커진 셈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진로탄력성을 길러야 한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하고 평생을 한 직장에 바친 부모라면 이 같은 미래의 불확실성이 매우 불편하다. 그러나 그 불확실성을 즐길 수 있다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즐거움으로 느껴질 것이다. 정답이 사라진 교육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이를 돕는 진로 교육에 대해 살펴보고 진로탄력성을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진로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자.

김보배(「2025 미래 교육 대전환」 작가)


진로 교육은 직업 교육과는 다르다

진로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진로 연계학기제’나 ‘고교학점제’ 같은 굵직한 교육 제도들을 도입했다. ‘진로 연계학기제’란 초등, 중등, 고등 시기에 자신의 진로·진학 방향을 탐색하고 설계하는 학기를 운영하는 제도이며, ‘고교학점제’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다. 취지는 학생 개개인이 자기 잠재력을 발견하고, 자신의 진로를 이해하고 탐색하며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취지와 달리 이는 큰 오해를 낳기도 했다.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지 판단하기 어려운 어린 나이에 미리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진로 교육에 대한 오해다. 진로 교육은 어떤 직업을 가질지를 결정하여 시행하는 직업 교육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진로탄력성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진로 교육이란 직업 교육이 아니라 진로탄력성을기르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진로탄력성, 왜 중요할까?

‘진로탄력성’이란 진로와 관련해 위기와 어려움이 닥쳐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극복해 내는 역량으로, 미국 심리학자 마뉴엘 런던(Manuel London)에 따르면 진로탄력성의 구성 요소는 긍정적 마음, 자기 주도성, 적응 유연성, 사회적 관계성으로 구성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래 사회의 예측 중 가장 정확한 것은 사회가 끊임없이 엄청난 속도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고정된 진로를 결정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실패하지 않고 성공에 이르는 길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진로에 대한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로와 관련된 여러 실패를 이겨내는 힘, 즉 진로탄력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진로는 한번 결정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연속에서 건강하게 변화하고, 때로는 번복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진로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자기 능력을 낮추거나 부정하지 않고 스스로 긍정적으로 인식한다. 실패나 어려움에 부딪힐 때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결과가 어떻든 시도 자체에 의의를 두고 높은 자존감을 유지한다. 유연하게 사고하며 타인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즉 진로 교육은 직업을 결정하는 교육이 아닌, 진로를 스스로 찾아가는 힘을 기르고 그 과정을 조력하는 교육이다.

초·중·고 시기, 진로 교육 어떻게 준비할까?

그렇다면 초등 시기 진로 교육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초등 시기에는 무엇보다 교사와 부모의 관찰과 관심이 중요하다. 이때는 학생의 능력에 대한 제한이나 선입견은 잠시 접어두고 학생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유심히 관찰한다. 학생이 던지는 질문을 경청하고, 학생이 의사를 표현할 때 집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다. 동기의 씨앗을 잘 관찰하고 이에 정성스럽게 물을 주는 것이다. 더불어 학생이 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방과후수업의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 방과후수업에서 제공하는 활동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학생의 흥미와 관심사를 탐색해 보자. 학생의 관심사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도서관, 박물관 등의 연계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가져본다. 이때 교사나 부모의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학생의 의견을 적극 경청하고, 주의 깊게 반응한다. 결국 진로를 알아가고 찾아가는 것에서 학생 자신의 힘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중·고등학생 때는 구체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하며 시도해 본다.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진로 진학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는 다양한 주제 학습이 가능하며,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여러 학생의 관점과 의견을 나눠 볼 수 있다. 또 진로 체험이 가능한 인증기관에서 양질의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이 관심 분야가 뚜렷하다면 학교 밖에서 제공되는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눈여겨보자. 창업 경진 대회 등 기업가 정신을 기를 기회도 있으니 진로와 관련해 도전할 수 있는 분야를 계속해서 탐색해 보는 것도 좋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 과정, 검사나 도구를 활용하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는 얼핏 쉬운 질문처럼 느껴지지만, 이는 성인에게도 절대 쉽지 않다. 특히 학생들은 자신이 잘하는 것이 뭔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머릿속으로 고민만 하면 절대 알 수 없다.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돕자. 때로는 환상을 가지고 선택한 진로를 경험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과 맞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보조적으로 적성 검사와 심리 검사 등의 도구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커리어넷(CareerNet)에서는 중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다중지능 관점에서 어떤 영역의 지능이 우수하며 어떤 적성이 적합한지를 알아보는 검사를 제공한다. 이 검사를 통해 학생의 강점 지능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으며, 적절한 교육과정을 제공해 이를 개발할 수 있다. 초등학생은 주니어 커리어넷을 활용할 수 있다. 주니어 커리어넷에서는 ‘나의 이해’(진로 흥미 탐색), ‘고민 해결’(진로 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진로 흥미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출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커리어넷]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해 나감에 있어 직접 경험하고 도전하는 일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칭찬하자.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 보는 것이다. 이 변화의 과정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아이는 미래 사회의 변화가 오히려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한 과정에서 마주하는 여러 어려움이나 역경 속에서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갈지도 모른다.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는 내면의 힘을 만드는 과정, 그것이 다름 아닌 진로 교육이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