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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23 Vol.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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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곱하기

건강한 집밥

비가 내리는 날이면 지글지글 기름에 지진 전(煎)과 뜨끈한 국물 요리가 떠오르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죠. 파전, 녹두전, 매운탕, 잔치국수 등 열 손가락 가득 꼽아도 부족한 것이 비 오는 날 즐기는 별미 음식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비 오는 날 즐겨 먹는 음식과 그 맛집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실 / 사진 쿠켄

  • 광장시장의 명물 녹두전

    빗소리와 전을 굽는 소리가 비슷해 연상 효과를 일으킨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비 오는 날에는 꼭 고소한 전이 생각납니다. 이럴 때 사람들이 찾는 곳이 바로 광장시장입니다. 종로5가 광장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맑은 날, 흐린 날 상관없이 골목을 꽉 채우는 고소한 기름 냄새 속 켜켜이 쌓인 녹두전이 방문객의 발길을 잡아끕니다. 심지어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외국인들의 방문도 늘어 이곳 시장에서는 국적에 상관없이 바삭한 녹두전을 맛보는 일이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죠.
    녹두전을 광장시장의 명물로 만든 원조 전집만의 비결은 바로 밀가루나 쌀가루를 섞지 않은 100% 녹두 반죽에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아삭한 숙주와 묵은지를 더해 식감은 살리고 맛의 깊이는 배가해 누구나 좋아하는 녹두전이 탄생했습니다.
  • 지혜롭게 먹는 광어회

    여름에는 식중독 위험에 회를 즐기는 일이 선뜻 내키지 않습니다. 또한 여름에는 생선 자체의 맛도 떨어지니 손이 여러모로 덜 갈 수밖에 없죠. 생선의 산란기는 대부분 3~8월로, 산란 시 각종 영양소와 맛 성분이 알과 함께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 생선은 가을과 겨울에 비해 홀쭉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럴 때 생선가스나 피시앤칩스 같은 요리로 만들면 계절에 상관없이 광어 같은 생선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피시앤칩스는 영국의 대표 메뉴로 영국 전역에 있는 피시앤 칩스 매장이 맥도날드나 KFC보다 많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이 가시나요? 이 외에도 호주, 뉴질랜드 같은 영연방 국가와 캐나다, 미국에서도 흔한 메뉴라고 하니 이번 여름에는 광어회 튀김과 맥주를 곁들여 이국적인 생선 요리를 즐겨보길 추천합니다.
  • 조선시대 여름 별미 수제비

    밀가루 반죽을 투박하게 떼어내 끓이는 수제비는 조선시대 부터 여름철 별미로 꼽혀왔다고 해요. 1938년 8월 15일자 동아일보에는 “여름 중에도 삼복에 먹는 것으로 증편 밀전병 그 외에 수접이라고 하는 떡국이 있는데 수접이란 떡은 선조 임진란에 의주에 파천하셨을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하는 말이 있으나~”라는 기사가 실려 있을 정도죠. 또 1939년 조자호가 쓴 「조선요리법」에도 수제비 조리법이 나와 있을 만큼 우리 음식사에서도 그 역사가 짧지 않습니다.
    심지어 바다 건너 중국까지 건너가면 6세기 요리책에도 기록되어 있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6·25 전쟁을 지나면서 가난한 이웃을 위한 음식으로, 이제는 자신의 취향 따라 맵거나 맑게, 고소하게 끓이는 다양한 조리법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수제비. 특히나 이번에 소개하는 해물과 감자를 넣어 맑게 끓인 수제비는 서울 삼청동 모 맛집의 대표 메뉴로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올여름에는 가정에서 그 맛을 재현해 보시길 바랍니다. 케이 로고 이미지

광장시장 녹두전

광장시장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 고소한 돼지고기와 녹두, 새콤한 묵은지를 한데 반죽해 느끼함은 줄이고 감칠맛은 살렸어요.

녹두전
• 재료 돼지고기 다짐육 200g, 깐 녹두 2컵, 숙주 200g, 양파 1개, 김치 200g, 홍고추 1개, 소금 약간
TIP 녹두를 충분히 불려 껍질을 모두 걸러내고 곱게 갈아야 부드러운 전을 먹을 수 있어요.

만드는 방법

  • ➊ 깐 녹두는 3시간 이상 불린 뒤 믹서에 곱게 간다.
  • ➋ 끓는 물에 숙주를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궈 꼭 짠다. 송송 썰어 다시 한번 물기를 꼭 짠다.
  • ➌ 김치는 양념을 털고 잘게 썬 뒤 물기를 꼭 짠다. 양파는 다지고, 고명용 고추는 모양을 내서 썬다.
  • ➍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양파를 볶다가 숨이 죽으면 돼지고기를 넣고 볶는다. 숟가락으로 눌러가며 충분히 익힌다. 소금을 약간 넣어 간한다. 익힌 양파와 고기는 펼쳐서 식혀 둔다.
  • ➎ 넓은 볼에 녹두 간 것과 고기, 숙주, 김치를 넣어 잘 섞는다.
  • ➏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⑤를 한 국자씩떠 넣은 다음 고추를 올린 후 중불에서 약불로 조절하며 앞뒤로 익힌다.

유자 소스 광어회 튀김

영국의 피시앤칩스가 연상되는 메뉴예요. 담백한 광어회 튀김에 유자 소스를 더해 느끼함은 줄이고 상큼함은 끌어올려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유자 소스 광어회 튀김
• 재료 광어회 230g, 카레 가루 3큰술, 달걀 1개, 튀김가루 1컵, 청주 1큰술, 소금·후추 약간씩
• 소스 플레인 요거트 4큰술, 다진 양파 2큰술, 다진 피클 2큰술, 유자청 2큰술, 식초 1작은술, 소금·후추 약간씩
TIP 유자청 대신 레몬 껍질을 갈아 섞어도 좋아요. 이때는 꿀을 조금 넣어주세요.

만드는 방법

  • ➊ 광어회는 청주와 소금, 후추를 뿌려 밑간을 한다.
  • ➋ 튀김가루와 카레 가루, 달걀을 섞은 뒤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되직하게 반죽한다.
  • ➌ 유자청을 다진 뒤 나머지 소스 재료와 잘 섞는다.
  • ➍ 밑간해 둔 광어회에 튀김옷을 입혀 170℃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다.
  • ➎ 튀김과 소스를 함께 낸다.

삼청동 해물감자수제비

해물과 감자가 듬뿍 들어 있어 구수한 기본 스타일의 수제비. 한 숟가락 떠 입안에 넣으면 할머니 댁에 놀러 온 것 같은 포근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어요.

삼청동 해물감자수제비
• 재료 국물용 멸치 12마리, 다시마(5×5cm) 1장, 물 7 1/3컵 , 중력분 밀가루 1컵, 애호박 1/4개,
감자 3개, 양파 1/2개, 대파 1대, 당근 1/8개, 국간장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새우 4마리, 오징어 1/2마리,
홍합 30g, 소금 약간, 쑥갓 적당량
• 양념장 청양고추 2개, 다진 마늘 1큰술, 간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육수 2큰술, 깨소금 적당량

만드는 방법

  • ➊ 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물을 조금씩 섞어가며 오래 치대 반죽한 다음, 냉장고에서 30분간 숙성한다.
  • ➋ 찬물에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물이 끓어오르면 다시마는 건져내고 10분간 더 끓인 다음 체에 멸치를 걸러 육수를 만든다.
  • ➌ 감자와 애호박은 반달 모양으로 썰고, 양파와 당근은 채 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썰어둔다. 분량의 재료를 한데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 ➍ 냄비에 육수를 붓고 감자를 넣어 끓이다가 감자가 반쯤 익으면 양파와 당근을 넣고 끓인다.
  • ➎ 한소끔 끓으면 숙성시킨 반죽을 얇게 떠 넣고, 손질한 새우를 넣는다.
  • ➏ 수제비가 익을 때쯤 오징어, 홍합, 호박, 대파를 넣고 다진 마늘과 국간장,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양념장은 따로 담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