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시대의 새로운 직업,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뜬다!
등장 10개월 만에 우리 일상에 스며든 챗GPT. 인공지능과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높지만, 덕분에 새롭게 태어나는 직업도 있다. 바로 똑똑하게 AI를 사용할 수 있게 돕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AI에게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게 잘 구성된 요청을 전하는 사람이다. 혹자는 이들을 두고 ‘인공지능 조련사’ 혹은 ‘프롬프트 생성기 개발자’라고도 부른다. AI를 이길 수 없다면 더욱 잘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 이 시대를 적응하는 방법인 만큼 이들을 향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글 한상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원
챗GPT의 충격적 등장
작년 말 챗GPT가 등장한 이후 인공지능의 다재다능한 능력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동안 인공지능은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챗GPT는 한 가지가 아니라 다방면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은 글쓰기, 음악 창작, 그림 그리기 등 창의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글쓰기나 예술 분야의 창작은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능력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생성형 인공지능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데 충분했다.
챗GPT 이후 다양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주목받고 있다. 챗GPT는 GPT-4로 진화했으며, 구글은 바드(Bard)를 출시했다. GPT-4와 바드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기능을 탑재했으며,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양자 모두 사용자들의 질문에 상당히 똑똑한 답을 내놓고 있다. 챗GPT의 경우 종종 엉뚱한 응답을 해 놀림감이 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버전인 GPT-4는 과거의 오류를 상당히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드저니(Midjourney)와 달리2(DALL·E 2)는 그림 그리는 인공지능으로서 경쟁 중이다. 일상적인 언어로 그림을 그려달라고 요청만 하면 새로운 그림을 그려준다. 그림 그리는 인공지능은 단순히 여러 그림을 짜깁기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는 전혀 없던 새로운 창작물을 보여주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2시간 걸리던 코딩을 단 2분 만에 처리했다는 이야기를 만든 주인공은 코덱스(Codex)라는 인공지능이다. 코덱스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바꿔준다. 코덱스는 초급 수준의 프로그래머를 훨씬 뛰어넘는 실력을 갖추었고, 코덱스를 이용하면 일반인도 수준 높은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
챗GPT가 만들어 낸 새로운 직업
챗GPT 등장 이후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했는데, 바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다. 미국의 한 IT 기업은 연봉 4억 원 이상을 제시하며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뽑겠다는 구인 광고를 내 화제가 되었다. 여기서 프롬프트는 인공지능에게 특정 작업을 지시하는 명령어를 의미한다.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텍스트로 명령만 하면 인공지능의 응답이 나온다. 예를 들어 그림 그리는 인공지능인
미드저니에게 “달에서 행복하게 뛰어노는 강아지를 그려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그럴듯한 강아지 그림이 생성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이미 개발된 인공지능에게 가장 적절한 명령어를 만들어 던지는 일이다. 원하는 답을 최대한 얻어내기 위해서는 명령어를 잘 다듬어야 하고, 구체적 질문을 해야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해 인공지능에게서 가장 적절한 대답을 얻는 일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인공지능 챗봇에 코드 대신 지시어를 작성하는 전문가’ 혹은 ‘인공지능 조련사’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두 번째 일은 일반인이 쉽고 편하게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거대언어모델을 이용해 프롬프트 생성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일로 인공지능과 일상 언어로 대화하고 응답하는 프롬프트 생성기를 제작하고 테스트한다.
생성형 인공 지능을 개발하는 사업체에서 가장 필요한 인재는 바로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억대 연봉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는 길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다양한 생성형 인공지능(ChatGPT, CLOVA, DALL·E 2 등)의 활용법을 알고 작동 원리를 잘 이해해야 한다. 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생성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머신러닝, 딥러닝의 모델을 배우고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능력을 익혀야 한다.
자연어 처리(NLP)
*, 거대언어모델(LLM)
**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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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서 머신러닝을 사용하여 텍스트와 데이터를 처리, 해석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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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자연어 입력에 대해 인간과 유사한 응답을 생성하기 위해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 모음으로 훈련된 인공 지능 유형
우리나라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구하는 구인 공고를 보면 영어로 능숙하게 작문하고 독해할 수 있는 사람을 우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영어로 된 문서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관련 문헌이 영어인 경우가 많은 현실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직업에 진출하려면 영어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는 데 특정한 학력이나 전공을 필수적으로 요하지는 않는다. 머신러닝과 거대언어모델 등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최근에 등장해 이 직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다. 일각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 첫 번째로 등장한 신직업으로 향후 미래가 전도유망하다고 본다. 한편 다른 시각에서는 단순히 질문만 잘하는 사람이라면 독립된 직업으로서 미래가 밝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질문만 잘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어 처리와 거대언어모델에 대해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구성할 능력을 지닌 사람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면 이 직업의 미래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인공지능시대를 가장 앞서서 개척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