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더 먹은 기념으로 새해 첫날 먹는 특별식

개성 있는 고명으로 특색을 살린 지역별 떡국 요리법

글 편집실 / 사진 쿠켄

• 새해 첫날 첫 음식, 떡국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설날 첫 음식으로 떡국을 먹었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한다.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朝鮮常識門答)」에서는 “우리 민족이 설날에 떡국을 먹는 풍속은 상고시대 이래 신년 제사 때 먹던 음복 음식에서 유래했다”라고 전한다. 과거 문헌에서도 설날 차례상에 떡국을 올리고 음복했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왕실과 양반은 물론이고 일반 백성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금의 떡국과는 모습이 사뭇 차이가 있는데, 오늘날 떡국과 유사한 모습은 18~19세기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 「경도잡지」 등에 소개되어 있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겉모양이 하얀 가래떡을 넣고 끓인 탕’이라 하여 ‘백탕’ 또는 ‘병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병탕을 몇 그릇 먹었는지 물으며 은유적으로 상대의 나이를 묻기도 했다. ‘떡국을 먹으면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말 역시 이 책이 편찬된 조선 후기 즈음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 장수와 풍요를 기원하는 새해 떡국

  떡국은 맑은 육수에 흰 가래떡을 가늘게 썰어 넣고 끓여 먹는 음식인데, 그 위에 볶은 소고기나 지단 등 고명을 올려 맛과 모양을 더한다. 가래떡은 장수를 기원하고 새해를 밝게 보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가래떡의 흰색은 청결함을 뜻하기도 하는데, 지난해 좋지 않았던 일은 씻어버리고 새해에는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다. 또 가래떡을 가늘게 썬 이유는 엽전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어 한 해 동안 재화가 풍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렇듯 우리 선조들은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떡국을 먹었다.

• 지역마다 다른 다채로운 떡국 요리법

  떡국은 떡의 모양과 국물, 얹는 음식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만두를 넣어 먹는 떡국은 강원도식이다. 국물이 진한 사골 육수에 떡과 소가 듬뿍 든 만두를 넣어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낸다. 강릉 지역에서는 황태 살을 고명으로 얹기도 한다.
  충청남도는 지역 특산물인 구기자를 넣어 만든 가래떡으로 떡국을 끓인다. 단백질과 섬유질은 물론 비타민과 칼슘 함량이 풍부한 구기자는 영양 면에서도 탁월하며 진한 노란빛을 띠어 보기에도 좋다.
  전라도는 닭으로 육수를 내 떡국을 끓이는 것이 특징이다. 닭 육수의 담백함이 일품이다. 여기에 북부 지역은 두부를 납작하게 썰어 넣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내고, 남부 지역은 간장에 졸인 닭고기를 고명으로 얹어 짭조름한 맛을 더하기도 한다.
  경상도는 태양처럼 동그랗게 떡을 썰어 넣는 '태양 떡국'을 먹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통영 주변의 남부 지역에서는 특별한 육수 없이 매생이와 굴만을 넣어 시원하게 끓여 먹기도 한다.
  매년 똑같은 요리법으로 끓인 떡국이 지겹다면, 올해 설에는 마음에 드는 개성 만점 지역별 떡국 요리법으로 특별한 떡국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