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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응급 처방 ‘탄소 중립’

다음 세대가 건강한 세상을 누릴 권리 ‘탄소 중립’으로 지켜가요.

2015년 파리, 유엔 산하 국제기구 IPCC 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세계 모든 국가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협정문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역시 기후 위기 대응과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법적 기반으로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8월 31일 통과됐다. 이처럼 전 세계가 탄소 중립에 몰두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탄소 중립의 의미, 지구 온난화와 탄소 중립의 관계를 알아보고 이를 위해 어떤 활동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 IPCC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김덕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

어제보다 더 더운 지구, 얼마나 더 뜨거워질까?

돌아보면 올해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 여름만 되면 뉴스에선 ‘어제보다 덥다’와 ‘올해 들어 가장 덥다’라는 말이 반복됐다. 우리가 무더위로 고생하고 정전 등으로 인한 짜증과 불편함을 겪는 동안, 세계 곳곳은 이상기후로 인한 산불,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7월 19일 중국 정저우시를 강타한 폭풍으로 하루 만에 1년 치에 해당하는 624mm의 비가 내려 20만 명이 대피했고 서부 독일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인해 177명 사망, 100명이 실종됐다. 더위도 세계를 강타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턴시에서는 3일 연속 최고 기온을 경신하며 49.6℃까지 올라가다 산불로 마을이 완전히 타버렸으며, 캘리포니아에서는 올해에만 4,90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는 지난 8월 유럽 역사상 최고 기온 48.8℃를 기록하며 극심한 폭염과 산불을 겪었다.

탄소 중립은 아픈 지구를 살리기 위한 응급 처방

이상 기온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인간이다. 사람들에 의해 지구의 온실가스 양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서 지구 평균 온도가 상승했다. 온실가스는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O2) 등이 있는데 이들 중 온실가스 배출량 80%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 지수(GWP)의 기준이 된다. 19세기 말 290ppm이었던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최근 350ppm으로 상승했고 이로 인한 이상 기온은 우려의 수준을 넘어섰다. 이제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고 탄소를 낮추는 것은 인류의 공통 목표가 됐다.
‘탄소 중립’이란 개념은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제외한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만큼 똑같이 배출해 생태환경의 균형을 지키려는 노력이다. 탄소 중립은 생물학적 다양성과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며 에너지 자원 시스템의 녹색 전환 등 신흥 경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전 세계 195개국의 ‘탄소 중립’을 위한 약속 「파리기후협약」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95개국 대표들이 모여 구속력 있는 첫 ‘기후협약’인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했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상승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각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2050년에는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책임과 실행, 점검 방식 등도 구체화했다.
  • 파리기후협약 핵심 사항 (※ 195개국 승인)

  • 기온
    섭씨 2℃보다 훨씬 작게 온도 상승, 1.5℃ 이하를 위해 노력
  • 재원
    선진국, 매년 최소 1,000억 달러 지원. 지원액 2025년 갱신
  • 차별화
    선진국, 지속해서 앞장서야. 개도국, 점진적 노력
  • 가스 배출 목표
    가능한 한 빠르게 배출 감축. 2050년부터 급속 감축
  • 책임 분담
    선진국 재원 제공 의무. 그 외 자유의사 따라 원조 제공
  • 점검 방식
    이행 여부 5년마다 점검. 가입국에 협약 갱신과 강화 통지
  • 기후변화 피해
    기후변화 취약국은 손실을 방지·최소화·거론할 필요성 인정
과학자들은 앞으로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45% 줄여야만 파리협정의 목표인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1.5℃ 보다 아래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각 국가는 이런 높은 수준의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1990년 약 6.8t 이었지만, 2018년에는 14.1t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배출량 역시 2억 9,000t에서 7억 2,000t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 국제사회에서 ‘기후 악당’이라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지난 8월 5일, 우리나라 첫 ‘탄소 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8월 31일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통과시켰다.

뜨거워지는 지구를 위해 이젠 행동해야 할 때

인간이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100여 년간 태운 화석 연료의 양은 1만 년 동안 자연적으로 상승한 농도와 같다 고 한다. 즉 자연의 속도보다 100배 빠른 속도로 인간이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킨 것이다. 1998년 이후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워 늘린 온실가스만 약 29억 개의 원자 폭탄 수준이며 이 엄청난 열을 해양에서 90% 이상 흡수하고 있기에 바다 역시 수온이 계속해서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 패트리샤 에스피노사 사무총장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환경 장관회의 및 기후 에너지 합동 장관 회의에서 “지구의 기후 위기 관련 숫자와 통계가 홍수, 산불, 가뭄, 허리케인 등 전 세계 치명적인 사건들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지금 지구가 원하는 것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이라고 촉구했다.
현재 지구가 처한 기후 위기는 어쩌면 ‘젠가’ 게임과 비슷하다. 하나의 블록이 빠질 때는 흔들림을 모르다가 한순간 모든 중심이 깨지기 시작하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온실가스를 줄이고 탄소 중립을 향해 가야 하는 이유는 인류와 지구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길이기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