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행복 곱하기 아이콘 이미지

행복 곱하기

The-K 예방의학

높은 치사율로 가을 나들이를 위협하는
3대 열성 질환

선선한 가을바람, 높고 푸른 하늘, 붉게 저무는 단풍나무가 손짓하는 가을이다. 무더웠던 여름을 떨치고 가을맞이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떠나는 캠핑이 인기다. 그러나 이처럼 야외 활동이 잦아지는 가을철에 유행 질환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는 가을철 3대 열성 질환 ‘쓰쓰가무시병’, ‘신증후군 출혈열’, ‘렙토스피라증’에 대해 알아보고 예방법도 함께 살펴본다.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쓰쓰가무시병’, 코로나19만큼 무서운 진드기

쓰쓰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쓰쓰가무시’라는 세균을 지닌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이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에 환자 수가 가장 많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1~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발열·두통·근육통·발진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1~2cm 정도 크기의 붉은 홍반으로 둘러싸인 검은색 딱지가 나타나는 게 특징적이다. 가을철 고열로 응급실을 찾으면, 의료진은 쓰쓰가무시병 진단을 위해 환자 몸 곳곳의 딱지를 찾는 경우가 많다.

쓰쓰가무시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독시사이클린’이라는 항생제를 사용한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보통 48시간 이내에 열이 떨어진다. 반면, 치료하지 않으면 2주 동안 발열이 지속되며 합병증으로 뇌수막염·난청·이명을 동반할 수 있다. 치사율은 0.1~0.2% 정도다. 병을 앓고 난 이후에도 재감염될 수 있고, 특별한 예방 백신도 없기 때문에 일상 속 예방이 최선이다. 사람 간 전파는 매우 드물지만,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접촉을 통해 전염된 사례가 존재한다.

한편 최근 등장해 3대 열성 질환으로 꼽히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욱 위험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주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며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걸린다. 진드기에 물린 후 4~15일간의 잠복기를 지나 40℃에 이르는 고열과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치명률이 약 20%에 이르는 감염병이다. 야외 활동 이후 고열과 함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들쥐를 매개로 감염되는 ‘신증후군 출혈열’

‘유행성 출혈열’, ‘한국형 출혈열’이라고도 불리는 신증후군 출혈열 역시 국내에서 가을철 유행하는 풍토 발열 질환이다. 여러 종의 한타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진드기 매개로 감염되는 쓰쓰가무시병과 달리, 주로 들쥐를 매개로 감염되는 병이다. 들쥐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줄쥐’의 배설물이 건조되고, 이것이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면 감염된다. 평균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급성 증상이 나타나는데, 경과는 5단계로 나뉜다.

첫째, ‘발열기’에는 갑작스러운 발열과 함께 3~5일 동안 권태감·식욕 부진·두통·복통·요통·기타 위장관 증상 등이 차차 발생한다. 둘째, 수 시간에서 2일 정도 지속되는 ‘저혈압기’에는 열이 떨어짐과 동시에 혈압도 함께 떨어지는 시기다. 심하면 착란·섬망·혼수 등 쇼크 증상을 보인다. 혈소판 감소, 백혈구 증가, 혈뇨 등 출혈 증상도 나타난다. 셋째, ‘핍뇨기*’에는 혈압이 회복되지만, 신부전으로 인해 노폐물이 몸에 쌓이는 시기다. 넷째, ‘이뇨기’는 평균 발병 10일경에 시작되며 천천히 신기능이 회복되는 시기다. 하루 3~6L 정도로 소변량이 증가한다. 마지막 ‘회복기’에는 소변량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며, 전반적인 상태가 호전돼 회복에 이르는 시기다. 심하지 않은 다뇨·빈혈·전신 쇠약감이 지속될 수 있다.

신증후군 출혈열로 인한 사망은 대부분 저혈압기와 핍뇨기에 발생하며, 사망률은 5~15% 정도다. 원인 바이러스를 없애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에, 병의 단계별로 적절한 대증요법을 선택해 치료하게 된다. 증상에 따라 해열제, 혈소판 투여, 산소 공급 등 처치를 한다. 감염병이지만, 사람 간 전파 사례는 없어 따로 격리하지 않는다. 1990년에 예방 백신이 개발돼 감염 위험이 높은 군인, 농부, 실험실 종사자 등에게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접종하지 않은 경우에는 역시 예방이 중요하다.

* 핍뇨기: 요량(尿量:소변량)이 생리적 증감의 범위를 넘어서 현저 하게 감소하는 시기

‘렙토스피라증’, 홍수 지역 방문할 땐 주의를

렙토스피라증은 쥐를 비롯한 가축으로 인해 전파된다.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동물의 소변에 오염된 강물, 지하수, 흙과 접촉해도 감염될 수 있다. 평균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갑작스러운 발열·두통·오한·출혈 등이 발생한다. 특히 종아리와 허벅지 등에 심한 근육통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하면 급성 신부전증, 전신 출혈 등과 같은 증세를 보인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20~30%는 사망한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야외 활동이 많은 9~11월에 환자 수가 많다. 홍수 발생 이후에는 물속으로 렙토스피라균이 많이 유입돼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렙토스피라증 치료는 페니실린 등 여러 종류의 항생제가 사용된다. 경증 감염이라면 경구제제를 투약하고 통원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심한 감염일 때는 혈액 내로 항생제를 직접 투여하고 경과 관찰을 위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사람 간 전파 사례는 거의 없다. 케이 로고 이미지
야외 활동 주의사항, 꼼꼼히 확인하기! 클립 이미지

3대 열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을 나서기 전, 아래 주의사항을 잘 숙지해두자.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원과의 직접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 - 돗자리나 텐트 없이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는다.
  • - 야외 활동을 할 때는 긴소매의 옷과 바지를 입는다.
  • - 가능한 피부 노출을 줄이고, 노출된 피부에는 진드기 기피제를 바른다.
  • - 외출 후에는 반드시 옷을 세탁하고 깨끗이 샤워한다.
  • - 농작업, 벌초 등을 할 때는 장갑, 토시, 장화 등 작업복을 착용한다.
  • - 풀숲에 옷을 벗어 놓거나, 침구류를 말리지 않는다.
  • - 들쥐 배설물 흔적이 있다면 가까이 가지 않는다.
  • - 풀숲에서 용변을 보지 않는다.
  • - 홍수 복구 작업을 할 때는 보호복, 장화, 마스크를 착용한다.